“난 하고 싶어 하는 줄 알아?” 박정희는 JP를 의심했다 (66)

  • 카드 발행 일시2023.12.18

1978년은 유신헌법 2기의 대통령선거(7월)와 제10대 국회의원 총선(12월)이 있는 해였다. 통일주체국민회의가 뽑는 6년 임기의 대선엔 박정희 대통령의 재출마가 당연시됐다. 여기에 도전할 사람은 없었다. 나는 상상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은 무슨 마음에선지 나를 계속 견제했다. 김재규 중앙정보부장이 2월 어느 날 나를 찾아왔다. 김재규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자못 비장하게 말했다. “각하, 중앙정보부를 각하께서 창설하셨지만 정보부의 기본 임무가 달라졌습니다.” 김재규는 나를 부를 때 ‘각하’ 혹은 ‘총리 각하’라는 호칭을 썼다. 내가 “각하는 대통령 한 분밖에 안 계시는데 각하라고 하지 말라”고 해도 그는 “입에 오랫동안 붙어서 그러니 받아 달라”며 말을 이어갔다. 그때 김재규의 발언이 워낙 충격적이어서 지금까지도 대화 내용이 머릿속에 생생히 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