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일진도 쫄았다, 강동구 지키는 ‘블랙독’ 포스

  • 카드 발행 일시2023.12.01

펫 톡톡

클래스가 다른 전문직 ‘댕댕이’ by 펫 톡톡

가정에서 반려인에게 사랑을 주는 ‘내 새끼’와 달리 직업이 있는 ‘댕댕이’가 있습니다. 인명구조견·마약탐지견·군견·안내견·쇼독·헌혈견 등으로 불리는 녀석들입니다.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때론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대신 하기에 특별한 자질과 능력도 필요합니다.

이런 직업견들의 일과는 어떨까요? 고질적인 직업병과 스트레스는 없을까요? 퇴근 후엔 어떻게 시간을 보낼까요? 궁금증 해소를 위해 녀석들의 일터로 직접 찾아가 만났습니다. 직장생활의 애환과 생생한 현장 경험담을 직업견의 목소리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안녕하세요. 서울 강동구 명일동에서 ‘반려견 순찰대’ 대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밤이’(믹스견, 2살, 수컷)와 ‘베리’(래브라도 리트리버, 2살, 암컷)라고 합니다. 우리는 아빠 윤승혁, 엄마 장지원, 그리고 순찰대의 마스코트인 막내 윤이나와 함께 동네 곳곳을 산책하며 주민들의 생활 안전을 지키는 방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실시되는 우리팀의 순찰 활동 함께 하실까요?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 저녁 7시쯤, 오늘(지난달 11일)도 어김없이 우리 가족은 순찰에 나섭니다. 눈에 확 띄는 형광 조끼를 입고 경광봉, 경광등도 챙깁니다. 이제 막 돌이 지난 아기인 이나는 털모자와 두꺼운 옷을 입고 엄마 품속에서 출동 준비를 마쳤습니다. 거리는 날씨가 추워진 탓인지 오가는 사람들의 발길이 뜸합니다. 아빠가 오늘은 아파트 단지의 외진 곳 위주로 순찰하자며 우리를 이끕니다.

길이 좁은 곳에선 일렬로, 넓은 곳에선 일자로 넓게 퍼져 곳곳을 살핍니다. 횡단보도를 건너 초등학교 담벼락으로 접어들자 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보입니다. 이곳은 순찰 때마다 눈길이 한 번 더 가는 곳입니다. 그 이유는 지난여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던 8월의 어느 날 밤, 이 가게 사장님이 순찰 중인 우리를 보고 도난 사건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으셨죠. CCTV가 설치돼 있지만 늦은 밤에 계산을 하지 않고 도망가는 사람이 많다고 하셨어요. 그러면서 혹시 인근을 순찰 중일 때 가게 안을 꼭 살펴봐 달라고 부탁을 하셨지요. 정의감에 불탄 우리 가족은 그러겠다고 약속을 했고, 잊지 않고 지날 때마다 꼭 들러서 잠깐씩 머물곤 했습니다. 심지어 손님들을 맞이할 때도 있었고요.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 사장님을 다시 만났을 때 저희를 보시곤 확실히 도난 사건이 줄었다며 엄청 기뻐하셨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