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년 11월 중앙정보부장이던 나는 국무부와 중앙정보국(CIA)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때 하와이에 들렀다. 호놀룰루 공항에 내리자마자 태평양사령부의 안내를 받아 일본군의 진주만 공습 때 침몰한 전함 애리조나호에 가서 헌화하고 이승만 전 대통령을 찾아갔다. 그는 호놀룰루 동쪽 산기슭에 있는 요양원에 입원하고 있었다. 와이키키 해변이 멀리 보이는 핑크빛 3층 건물의 2층 끝 방 202호실이었다.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 우남(雩南) 이승만(李承晩·1875~1965)은 1960년 4·19혁명으로 하야한 뒤 미국 하와이로 망명해 호놀룰루에서 5년을 살았다. 65년 7월 19일 마우날라니 요양원에서 부인 프란체스카 여사와 양자 이인수(당시 34세)씨가 지켜보는 가운데 쓸쓸히 여생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