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누가 해, 강동원 데려와” 말도 안되는 ‘천박사’ 살린 촉

  • 카드 발행 일시2023.10.31

5편.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은 작품의 개수다. 30일 기준 개봉한 한국 영화 102편 중 겨우 5편(범죄도시3·밀수·콘크리트 유토피아·30일·잠)만이 극장에서 제작비를 회수했다. 아직 연말 개봉작이 남아 있다는 걸 고려해도 8편이 손익분기점 돌파에 성공한 지난해보다도 부진한 성적이다. 코로나19 유행 전인 2019년(19편)과 비교하면 영화 업계의 침체가 더 뚜렷하게 드러난다.

영화 제작사엔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경기 불황으로 관객은 줄어들고, 투자배급사가 지갑을 닫으면서 영화 제작 난이도가 몇 년 전보다 급격하게 올랐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 경쟁 플랫폼의 공세는 날이 갈수록 거세다. 업계 안팎에선 극장의 생존을 넘어 한국 영화산업의 존폐를 논하는 상황이다.

영화 제작자들의 시름이 깊을 법도 한데, 지난 19일 서울 강동구 외유내강 사무실에서 만난 조성민(43) 부사장은 여유가 있었다. 그는 올해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이 만든 ‘밀수’와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제작에 참여했다. ‘밀수’는 514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손익분기점 400만 명을 넘겼고, ‘천박사’는 관객 수 191만 명으로 추석 연휴를 앞두고 개봉한 영화 중 흥행 1위를 기록했다. 24년 차 베테랑 제작자인 조 부사장은 “영화의 미래를 걱정할 시간에 한 편이라도 더 만들어야 한다”는 지론을 펼쳤다.

조성민 외유내강 부사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조성민 외유내강 부사장이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용어사전📌일러두기

1 뭐하는 사람
조성민은 24년 경력의 영화 프로듀서다. 영화 제작사 외유내강의 부사장을 맡고 있다.

2 왜 인터뷰
올해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을 넘긴 한국 영화는 단 5편. 극장의 위기를 넘어 영화산업의 위기를 논하는 현 시점에서 베테랑 프로듀서이자 영화인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다.

3 대표작, 대표 업적
-2015년 ‘베테랑’
-2017년 ‘군함도’
-2019년 ‘시동’
-2021년 ‘인질’
-2023년 ‘밀수’
-2023년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

4 이 인터뷰를 읽어야 할 사람
영화 프로듀서를 꿈꾼다면.
극장을 사랑하는 영화 팬이라면.
영화 ‘천박사’의 제작 비화가 궁금하다면.

TMI Q. 처음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2000년에 개봉한 ‘물고기 자리’라는 작품이다. 제작은 1999년에 했으니 스무 살 때,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제작팀 막내로 일을 시작했다. 촬영장 정리하고 각종 허드렛일을 하는 역할이었다. 그때부터 24년 동안 다른 분야의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고, 쭉 영화 프로듀서로만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