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도 없는데, 디지털 유로가 될까요? [듣똑라 화폐유람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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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각국 중앙은행이 디지털 화폐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이른바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가 그것인데요.
듣똑라 김지아・이현 기자가 직접 세계 각국의 CBDC 발행 근황을 취재해왔습니다.



[내용]
이현 기자(이하 이) : 계좌 이체하는 데도 1박 2일이 걸리는데 디지털 유로가 될까요?

듣똑러 여러분 안녕하세요? 앞으로 십 년 뒤 이십 년 뒤에 우리가 쓰게 될 돈의 모습이 어떻게 될까? 돈의 속성은 어떻게 바뀔까? 이런 게 궁금해서 경제 담당인 저랑 또 국제 담당인 김지아 기자가 같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제 앞서 인도랑 바하마 이런 나라들이 왜 서둘러서 CBDC라는 것을 도입했는지는 조금 알 것 같은데, 그러면 우리랑 경제 규모가 비슷하거나 아니면 조금 더 큰 미국이나 유럽 같은 경우는 사실 CBDC라는 것을 도입하는 것에 좀 조심스러운 모습이거든요. 구체적으로 어떤 걱정 때문에 CBDC 도입에 좀 조심스러운 건지 한 번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어서 화폐 유람단이 유럽으로 먼저 왔습니다. 유럽 중에서도, 유럽을 대표하는 나라 중에 하나인 프랑스로 먼저 와 봤어요.

이 유럽에서 CBDC 관련된 논의가 어느 정도 되고 있나 하면 지난 6월에 EU 집행부에서 '디지털 유로' 도입 관련해서 입법 초안을 발표했거든요. 아마도 이 디지털 유로라는 것은 빨라도 2027년쯤에 도입될 전망입니다.
그런데 유럽인들이 굉장히 현금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디지털 유로가 나와버리면 그럼 진짜 현금이 없어지면 어떡하지?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요. 그래서 유럽중앙은행(ECB)에서도 “실제 현금 유로가 없어지는 게 아니다. 이건 병행되는 것이다”(라고 이야기하고) 디지털 유로를 도입하더라도 아마도 한 3000~4000유로 정도로 상한선을 두는 방안이 같이 논의되고 있어요.
그런데 디지털 유로를 뭐 시범 사용이든 도입이든 하기까지 가장 큰 난관은 일단 이 시민들한테 이게 왜 필요한지 이해시켜야 하거든요. 시민들 입장에서는 나는 현금 쓰는 것도 불편하지 않은데, 그리고 카드 사용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있기 때문에 ‘나는 카드 써보니까 편한데, 혹은 난 애플 페이 써보니까 편한데, 근데 굳이 왜 또 디지털 유로라는 것을 우리가 해야 하지?’ 이 이유를 찾기가 사실 쉽지 않은 상황이에요.
왜냐하면 이게 뒤에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서 굉장히 다른 형태로 관리가 되고 이런 것을 금융 전문가들은 알지만, 그냥 금융 소비자들이 느끼기에는 사용법에는 차이가 없으니까요. 왜 이걸 해야 하는지 납득을 시켜야 하는 것이 ECB의 과제라고 할 수 있는 거죠.
한국에서도 저희 콘텐트로 CBDC에 대해서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을 것처럼 유럽도 한 번 들어봤는데 혹은 잘 모르겠는데 하시는 분들이 많을 것 같긴 해요. 저희가 한 번 인터뷰를 돌아보겠습니다.

인터뷰/프랑스 파리 시민들

Q. 결제할 때 어떤 것 많이 쓰세요?

르노 바양(사업가) : 거의 카드를 써요

티파인(대학생) : 주로 카드를 써요. 현금보다 카드를 많이 사용해요.

사마(카페 사장) : 저희 카페 손님 10명 중 8명은 카드로 계산하세요.

앙투안(대학생) : 현금이나 카드를 씁니다. 카드를 안 받아주는 가게들이 있어서요.

쟝(은퇴자) : 현금으로 합니다. 그냥 (습관적으로) 그래왔으니까요.

토마(명품 매장 직원) : 프랑스에서는 카드를 많이 씁니다. 현금으로 결제한다고 해도 제한이 있습니다. 프랑스인은 1000유로, 외국인은 1500유로까지만 현금으로 거래할 수 있어요. 그래서 보통 카드 결제를 선호합니다.

라투(독일인 교환학생) : 카드를 많이 써요. 독일에서 온 학생인데 독일에서는 사실 현금을 더 많이 써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독일에서 그냥 습관이라.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카드를 쓰는 게 더 편해요. 왜냐하면 돈 찾을 때 수수료가 나가서요. (독일인들은 다른 사람들도 현금을 많이 쓰나요?) 네. 심지어 저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있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왔는데요. 사람들이 은행 시스템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고 현금을 내야 진짜 돈을 썼다고 느껴요. 관련 기관들에 연결될 일도 없고요. 현금만 받는 카페나 레스토랑이 많아요. 미용실도요.

Q. 디지털 유로에 대해 들어보셨나요?

라투 : 그게 유럽중앙은행 건가요, 아니면 아시아 건가요?

사마 : 아니요.

티파인 : 아니요. 전혀. 그게 뭔지…

앙투안 : 모르겠어요. 정확히 뭔지 몰라서…

Q. 디지털 유로가 나온다면 사용할 것 같나요?

라투 : 저로서는 당장은 바꿀 이유가 없긴 해요. 카드로도 충분하거든요.

쟝 : 아니요. 현금 안 되면 카드도 있으니까 디지털 유로는 쓰지 않을 것 같아요.

사브리나 : 더 자세히 알고 싶어요. 어떤 원리인지, 어떻게 사용하는지. 제 생활방식에 맞을지요.

티파인 : 현실화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토마 : 좋은 것인지 나쁜 것인지는 모르겠어요. 저희 업계로서는 (손님들이) 현찰을 많이 사용하니까 디지털화되는 것은 통제가 강해진다는 것이겠죠.

이 : 이렇게 인터뷰를 파리 분들 인터뷰를 해봤는데 사실 그냥 뭐 디지털 유로 잘 모르겠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해서, 파리에 계신 파리를 잘 아는 한국 분을 만나서 더 자세히 얘기를 들어보면 어떨까 하는데요. 여기 파리에 5년째 카페를 하시는, 파리도 잘 알고 또 한국 정서도 잘 아시니까 좀 비교해서 여기 금융은 어떤지, 금융 문화는 어떤지 그런 얘기를 들어보러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스 아메리카노도 판대요.

인터뷰/양민애 파리 거주 한인

프랑스 파리에 15년 넘게 거주하며 5년째 카페 ‘+82’를 운영하는 한국인 양민애씨에게 이현 기자가 물었습니다.

Q. 디지털 유로가 도입되면 파리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A. "저 같은 경우에는 엄청 불안할 것 같고 프랑스 사람들도 같은 생각 할 것 같아요. 디지털 유로를 도입하더라도 도입이 문제가 아니라,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이런 부분들이 불안해서요.

Q. 프랑스는 금융 업무 처리 방식이 아직도 아날로그인 거죠?

A. "네 맞아요. 해지하거나 뭘 했을 때 편지를 써서 등기로 보내야 하는 시스템이에요 계좌를 열 때부터 제가 어떤 은행을 쓸지 선택을 해서 거기서 이제 약속을 잡아요. 약속을 잡으면 몇 월 며칠 몇 시에 와라. 가면 제 일대일 담당자가 있어요. 그래서 그 사람이 이제 제 계좌 이제 열고 보험이고 다 이제 관리를 해주는 거예요.
(사장님의 경우 몇 년째 같은 은행원이 담당인지?)
지금 저는 지금 6년이에요.

Q. 계좌 이체도 쉽지 않다던데?

A. "그래서 저 한국에 가서 놀랐거든요. 다들 "어, 내가 결제할 게 뭐 계좌로 넣어줘" 이러더라고요. 프랑스에서는 지금은 사실 계좌 이체가 좀 좋아져서, 계좌를 받아서 등록하는 게 당일 등록이 돼요.
(송금할 계좌를 따로 등록해야 한다는 이야기?)
네. 근데 예전 같은 경우에는 이틀 정도 걸렸어요."

Q. 그러면 처음 가는 가게에 뭐 현금도 없고 카드도 안 가져왔는데 "계좌 이체 안 되나요. 사장님" 이런 일은 프랑스에서 없는 건가요?

A. "있을 수 없는 일이죠."

Q. 카드 가입하면 보통 얼마 만에 받아보는지?

A. “계좌 열고 나서 카드랑 비밀번호를 받기까지 한 달에서 한 달 반은 걸리는 것 같아요.”

Q. 비밀번호를 본인이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에서 주는 것인가요?

A. “개인이 설정할 수 없고. 비밀번호가 집으로 편지로 날아와요. 신용카드 개념은 아예 없고 이 나라는 무조건 일시불. 저 산 지 15년이 넘었는데도 생각해 봐도 바뀐 게 엄청나게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건물도 그대로고…유지하는 것을 약간 좀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나마 현금 쓰다가 직불 카드로 넘어온 정도네요?)
네. 그냥 불편하면 불편한 대로. 그러니까 사실 불편하다고도 못 느끼는 것 같아요. 저희는 이제 한국에서 뭐 빠른 시스템이나 신용카드나 뭐 이런 것을 이제 접했으니까 이게 불편한 거지. 이 친구들한테 말하면 엄청 빠르다. 되게 신기한 세상이다. 이게 끝이에요. 제가 "여기는 진짜 내가 오래 살아도 적응이 안 된다" "너무 느리고 막 이렇다" 말하면 다들 그래요. "C'est la France~" "여기 프랑스야~" 이게 대답이에요.”

이 :  유럽인들 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인들은 경험한 금융 서비스, 금융 시스템이 완전히 다른 것 같기도 해요. 우리 제작진 회의 때도 얘기했지만 우리는 오히려 CBDC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는 부분이 "아니 이미 삼성 페이도 있고, 비자, 마스터카드 다 있는데 굳이 CBDC 가 왜 필요하지?" 이런 차원의 의문이었는데, 이제 유럽 같은 경우는 지난 2월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CBDC 반대 집회가 굉장히 크게 열리기도 했거든요. 그때 CBDC에 반대하는 이유로 꼽았던 것 중에 하나가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프라이버시 침해라는 키워드가 나오는 게 조금 신기했거든요. 그리고 또 독일 같은 경우는 그게 훨씬 더 심한 것 같기도 하고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프랑스인들 더 나아가서는 유럽인들이 왜 이렇게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것인지, 그리고 CBDC 이야기에 왜 프라이버시 이야기가 나오는 것인지 (설명해 줄) 전문가를 섭외해서 오늘 만나러 가 보려 합니다.

인터뷰/마리나 니포로스 HEC파리 부교수

기술 및 공공정책 관련 문제를 다루는 경제학자이자 유럽연합 블록체인 관측 및 논의기구(EU Blockchain Observatory&Forum) 멤버로 활동 중인 마리나 니포로스 교수에게 EU가 디지털 유로 도입을 고민하는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Q. 유럽 시민들은 디지털 유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A.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개인정보 보호 문제입니다. 특히 최근 인공지능(AI)이나 생성형 AI 관련 개인정보 유출에 관해 많이들 이야기하잖아요. 사람들은 내 개인정보가 어떻게 사용될지 불안해합니다.”

Q. 유럽은 아시아보다 현금 사용 비중도 여전히 높아요. 유럽이 특히 현금을 많이 쓰는 이유가 무엇인지, 역사적, 사회적 배경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또 같은 이유로 디지털 유로 도입에 반대할 수도 있을까요?

A. “프랑스에서 현금 거래 비율은 59%인데 유럽 전체 평균은 73%입니다. 여기는 여전히 현금을 쓰고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유럽인들의 현금 사랑은 연속된 경제 위기와 연관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럽은 두 차례 국가 부도를 겪었죠. 사람들은 두려움을 느끼고 돈을 품고 있고 싶 어하고, 현금은 일종의 안전한 천국입니다.
사회적인 이유도 있어요. 유럽인, 특히 프랑스 소비자들은 은행원과 가까운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은행원과 수년에 걸쳐 관계를 형성하고 세대에 걸쳐 고객을 유지해요. 아시아의 경우, 영어로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하는 세대가 우세합니다. 1980년 이후 태어난 이 젊은 소비자들은 모든 거래를 인터넷으로 하니까요.
세 번째 이유는 앞에서도 언급한 프라이버시(개인정보보호)입니다. 불안이나 걱정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중앙화된 권력이 그들의 개인정보를 통제하는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이 또한 국민이 정부에 의해 그릇되게 통제당했던 유럽의 역사적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유럽에서) 나치에 의한 민중 탄압이 있었죠. 중앙 권력이 정보를 통제하는 것을 불신하는 국민적 정서 같은 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유럽은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개인의 디지털 정보 보호까지 인권 헌장에 들어있는 유일한 지역입니다. 불신의 문제와 별개로 법 정신에 담겨있는 이유이죠.”

Q. 그런데도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 도입을 추진하려는 이유는?

A.“CBDC가 국제적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ECB가 혁신적이고 강력한 위치를 빠르게 선점하려면 다른 선택지가 없습니다. 유럽은 뒤처질 위기에 처해있어요. 현재 114개국이, 전 세계 GDP의 95%가 독자적인 디지털 화폐를 실험 중입니다. 가장 앞서나가는 나라 중 하나인 중국은 이미 디지털 화폐를 시행 중이죠.
또한 민간 발행 화폐도 많습니다. 스테이블 코인 같은 것 말이죠. 페이스북에서 2019년 론칭했던 리브라 프로젝트를 보면 성공하진 못했어요. 그래도 전 세계 중앙은행에 경각심을 주었습니다. 이런 사적인 화폐도 있을 수 있다. 감시와 통제 없이 수백만 명이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죠. CBDC를 늦지 않게 개발해서 민간 영역 화폐와 공식 디지털 화폐 사이의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디지털 유로 도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요.

A.”이건 아주 복잡한 프로젝트입니다. 유럽중앙은행도 있고 국가마다 중앙은행이 또 있죠. 모든 나라의 디지털화 정도도 다르고요. 담당 기관이 진행하는데 큰 주의가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빠르게 변화가 일어나는 사이 국민뿐만 아니라 은행 시스템도 위험에 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Q. 사전 미팅에서 “CBDC를 도입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많은 사람이 금융 서비스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라고 말씀하신 것이 인상 깊었습니다. 취재하는 저도 기술적인 이야기에 집중하느라 놓쳤던 부분입니다.

A.”사실 제품으로서 디지털 유로를 말하다 보면 금융 발전을 위해서라고 하게 되는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CBDC에 취약한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금융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게 하기 위한 서비스인데 스마트폰이 아직 없는 나머지 15% 인구는 CBDC를 쓸 수 있을까요? 디지털 유로 도입에 있어 인터넷 서비스가 안 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 또는 인터넷이나 애플리케이션, 디지털 월렛 등을 사용할 줄 모르는 노년층도 포함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게 어려워하는 사람들, 이런 사람들의 디지털 기술 강화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와 모든 이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인프라도 갖춰져야 합니다. 시스템이 바뀌었는데 디지털에 익숙한 사람들만 쓸 수 있다면 그건 안 되겠죠. 그렇지 않으면 그들은 소외된 채로 남게 될 것입니다.”

이 : 어떤 나라에서는 '디지털화'라는 것이 금융 소외 계층을 만들게 될까 봐 걱정이고, 또 어떤 나라(인도나 바하마 같은)에서는 이 디지털화만이 금융 소외 계층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 좀 흥미로운 것 같아요.
그런데 돈이 뭘까요, 여러분? (이 기획으로 여러분이) CBDC라는 새로운 개념에 대해서 알았으면 좋겠는 마음도 있지만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 시대의 돈이 뭘까', '돈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 걸까?' 같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해서 이렇게 여러 나라 다니면서 이야기를 전해 드리고 있는 것이거든요.
경제학에서는 오랫동안 "국가가 세금을 어떤 통화로 걷을지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이상 무슨 통화든지 수요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이렇게 봤어요. 쉽게 이야기하면 좋든 싫든 정부 혹은 중앙은행이 마음만 먹으면 어떤 통화가 힘을 갖게 하고 또 유통되게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죠.
그래서 또 생각해 보면 비트코인이나 아니면 뭐 여러 가지 암호 화폐 같은 것들이 굉장히 주목을 받았었고, 2~3년 전만 해도요. 또 돌아보니까 결국은 여전히 가장 믿음을 받고 사람들이 많이 쓰고 있는 건 중앙은행이 보증하는 발행하는 각국의 통화잖아요. 그리고 또 이제는 또 중앙은행이 아예 암호화폐 같은 것들을 발행하려고 하고, 결국은 화폐 발행 권한을 가진 국가의 영향력이 아직도 여전히 크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요.
그리고 또 이 나라 안에서도 그렇지만 각국 간에도 서로 자기네 나라 통화가 더 힘을 갖게 하려는 그 패권 싸움이 예전부터 계속되었고 또 디지털 화폐로 넘어가서도 아마 계속될 것 같아요.
마리나 니포로스 교수님도 인터뷰 말미에 그런 말씀을 하셨는데. "나 같아도 ECB는 되고 싶지 않다"라고요. 왜냐하면 너무 늦기 전에 전환하긴 해야 하는데, 또 이 전환이 너무 급속도로 되다 보면 그동안 오랫동안 쌓아온 은행 시스템이 위기에 처할 수도 있고 또 금융 소외 계층을 둔 채로 그냥 진행될 수도 있으니까 속도 조절을 하되 또 너무 뒤처지면 안 되고 적당히 미지근한 상태로 전환해야 하는 이게 이제 중앙은행의 딜레마인 것 같긴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저 유럽에서도 파리에 와서 디지털 유로 구경을 좀 해 봤는데요. 화폐 유람단의 목적지는 이제 한 군데가 남아 있습니다. 짐작되시겠죠. 이 시대에 돈 얘기를 할 데 빠질 수 없는 것, 바로 US 달러를 찍어내는 미국. 그래서 내일은 김지아 기자가 미국 플로리다로 갈 거예요. 미국 플로리다에서 거긴 또 크립토 이야기가 또 재밌습니다. 암호 화폐 성지이기도 한데, 거기서 또 '디지털 달러'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취재한 이야기 전해드릴 테니까요. 내일도 꼭 듣똑라에 들어와서 CBDC 이야기들 마저 봐주세요.

이코노미 유닛의 화폐 유람은 여기까지입니다. 지금까지 파리였습니다.

※본 기획물은 정부광고 수수료로 조성된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취재 이현 기자, 최미연 PD / 디자인 이효정 박다은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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