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시켜놓고 뭣이 어째?” 요미우리 사장에 호통친 JP (29)

  • 카드 발행 일시2023.09.18

‘조선인 위안부’ 문제는 역사적으로 중요한 이슈지만 한·일 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1951년부터 65년까지 벌인 14년간의 회담에서 위안부는 단 한 번도 의제가 된 적이 없었다. 62년 11월 내가 오히라 마사요시(大平正芳) 일본 외상과 청구권 담판을 벌일 때도 이 얘기는 꺼내지 않았다. 이 문제를 몰랐던 것도 아니고, 일본의 잘못을 덮어주자는 뜻도 아니었다. 그게 우리 사회의 암묵적 분위기였다. 당시 위안부들은 참담한 전쟁터를 전전하면서 인간 이하의 최저 나락에 빠졌다가 구사일생(九死一生)으로 살아 돌아온 사람들이다. 온몸과 마음에 상처뿐인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나이는 아직 30대에서 40대 초반으로 젊었다. 처참한 고생을 겪은 뒤 겨우 고국에 돌아와 결혼을 해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고 있었다. 그들의 과거사와 상처를 꺼내는 것은 2중·3중의 고통을 안겨주는 일이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은 싫건 좋건 연결돼 있다. 일본 식민제국주의 치하의 위안부 문제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정치와 경제·사회·문화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21세기 지구촌에서 일본은 혼자서 살아갈 수 없다. 일본은 역사의 아픔을 준 한국·중국 등 이웃 나라들을 이해하고 서로 공존·공유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만 한다. 이제 살아 있는 위안부 할머니들은 몇 분 안 된다. 그분들이 안심하고 평화롭게 세상을 떠날 수 있도록 해드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