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 수습한 ‘구국의 포카’…근데 공정위는 왜 칼을 뺐나

  • 카드 발행 일시2023.09.06

길이 8.5㎝, 폭 5.5㎝ 속에 담긴 나의 ‘최애’

K팝의 가장 대중적인 굿즈, 포토카드(포카)의 일반적인 형태는 이렇다. 재질과 디자인은 천차만별, 제작 단가도 제각각이지만 좋아하는 가수의 ‘한 조각’을 갖고 싶어 하는 팬심을 공략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지난달 아슬아슬한 곡예와 같았던 2023 잼버리의 폐영식에 이어진 ‘K팝 슈퍼 라이브’에선 대원들에게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 4만3000장(※하이브는 판매가 약 8억원어치라고 밝혔다)이 배포되기도 했다.

잼버리 대원 모두가 K팝 팬일 리 없다. 그런데도 포카를 받아들고 밝게 웃는 대원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구국의 포카’라는 별명도 생겼다. 포카 수집은 다른 분야, 스포츠나 애니메이션에도 있는 현상이다. 그런데 음악산업에선 K팝처럼 포카를 애지중지하는 경우는 없다. K팝에 포카란 무엇일까.

정부는 미숙한 진행으로 원성을 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마지막 행사 'K팝 슈퍼 라이브'에서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를 나눠주었다. 지난달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참가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포토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정부는 미숙한 진행으로 원성을 샀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마지막 행사 'K팝 슈퍼 라이브'에서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를 나눠주었다. 지난달 11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참가국 스카우트 대원들이 포토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스1

 📂WHAT: 나에겐 보물, 엄마에겐 ‘예쓰’ 

따로 판매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런데 팬들이 알음알음 만든 포카 거래 시장은 형성돼 있다. 종류는 크게 팬 서비스 차원에서 나눠주는 ▶공방(공개방송)포카 ▶특전 포카, 광고모델로 활동하는 제품과 협업해 만들어지는 각종 ▶마케팅 포카가 있다. 포카의 주류는 가수가 발매한 앨범 속에 든 형태다. 통상 K팝 앨범엔 음반과 포토카드와 포스터, 스티커 같은 작은 선물이 들어 있다. 팬의 절대다수는 음악을 CD플레이어에서 듣지 않기 때문에, CD도 사실상 굿즈다. 이 모두 한국 엄마들의 ‘등짝 스매싱’을 유발하며 “예쁜 쓰레기”라는 말을 듣기 십상이지만, 팬 입장에선 포기할 수 없는 보물이다.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 사진 하이브

방탄소년단(BTS) 포토카드. 사진 하이브

스트리밍 시대에 K팝 앨범 판매를 견인하는 것은 이런 각종 굿즈다. 앨범 하나를 발매하면서 버전을 달리하고 각각의 구성품도 차별화하기 때문에 팬이 여러 개를 사는 경우는 흔하다. 음반당 최소 2종 이상의 버전이 나온다.

한국 음악산업의 음반 판매량은 올해도 신기록을 수립했다. 써클차트에 따르면 1~7월 실물 음반 판매량(1~400위 앨범 판매의 합계)은 전년 동기보다 2300만 장이 많은 6993만 장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12월엔 누적 1억 장을 넘길 전망이다. 톱 1~7위 앨범 모두 밀리언셀러(100만장 이상 판매) 이고, CJ ENM 레이블 웨이크원의 9인조 보이밴드 제로베이스원과 같은 신인 그룹까지 데뷔 앨범(‘유스 인 더 셰이드’)을 180만 장 넘게 팔았다.  지난달 SM이 오랜만에 선보인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의 데뷔 앨범(‘겟 어 기타’)의 예약 판매도 100만 장이 넘는다.

2종으로 발매된 제로베이스원 데뷔 앨범을 보면 음반을 제외한 구성품이 8개인데(선주문인 경우 1개 더 준다), 이 중 포토카드는 18종 중 랜덤으로 1종이 들어간다. 통상 멤버 중 한 명의 포토카드가 들어가 있으면 이를 다 모으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두 곡이 수록된 라이즈의 데뷔 앨범도 2종이며, 구성품은 3개가 들어가 있다. 라이즈 역시 멤버 수대로 포토카드 7종을 제작해 음반당 한 개씩 넣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