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에서 포스트 시즌에 나설 수 있는 팀은 내셔널리그(NL)와 아메리칸리그(AL)를 통틀어 총 12개입니다. 30구단 체제가 만들어진 뒤 8개→10개→12개로 늘었지만, 여전히 절반이 넘는 팀이 가을야구에 나설 수 없습니다. 시즌 막바지까지 포스트 시즌 진출권을 놓고 다투기도 하지만, 7월이 되면 일찌감치 레이스에서 탈락하는 팀도 나옵니다.
이럴 때 해당 구단은 빠르게 계산기를 두드립니다. 고액 연봉 또는 예비 FA인 선수들을 정리하고, 젊은 선수들을 데려오려는 겁니다. 구단에만 이익이 되는 건 아닙니다. 가을 야구, 또는 우승반지가 탐나는 선수들에게도 이적은 굿뉴스입니다. 트레이드로 팀을 옮긴 뒤 성적이 급상승하는 선수들도 심심찮게 나옵니다.
올해는 MLB에서도 손꼽히는 베테랑 투수들이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팀을 옮겼습니다. 공교롭게도 이들의 성적은 하나같이 올라갔습니다. 송재우 위원은 이런 현상을 ‘동기부여의 마술’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음가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이번 주 송재우의 야구화(話)는 트레이드의 세계를 들여다봅니다.
8월 1일(현지시간)은 메이저리그(MLB)에선 ‘제2의 개막일’ 이나 다름없다. 구단의 현재, 미래가 모두 바뀔 수 있는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바로 이날이다. 트레이드 마감일이 중요한 것은 이날 전에 트레이드된 선수만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이번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리는 팀에는 팀 전력에 당장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 시기가 되면 단장을 비롯한 구단 프런트들은 다른 구단과의 거래를 위해 분주하게 연락한다.
물론 모두가 바이어(buyer)는 아니다. 셀러(seller)가 되는 팀들도 있다. 셀러의 목적은 분명하다. 검증된 베테랑 선수를 보내고, 이 선수의 가치에 걸맞은 젊은 유망주를 받아 미래를 기약한다. MLB는 6년이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젊은 선수들을 쓰는 게 효율적이다. 명성이 높은 스타급 선수라해도 팀의 이익을 위해서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떠나보낸다.
그래서 8월 1일이 다가오면 누가 어떤 팀으로 갈 것이라는 예상 기사가 쏟아진다. 팬들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자신들의 의견을 표현한다. 물론 자기 팀의 전력이 좀 더 좋아지길 바라면서. 올해도 예외 없이 트레이드 데드라인에 맞춰 선수들의 대이동이 벌어졌다. 팀을 옮긴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희비도 교차한다.
바이어 입장에서는 마이너 유망주를 퍼주고 영입한 선수의 활약이 절실하다. 당장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면, 구단 프런트가 비난의 화살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반대로 좋은 성적으로 팀을 견인하면, 새로운 영웅의 탄생에 팬들은 환호한다.
사실 선수가 팀을 바꾼다고 시즌 중에 갑자기 기량이 좋아지거나 비장의 무기가 생기는 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 없이 매년 이적생 중에선 전 소속팀에서 볼 수 없었던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나온다. LA 다저스의 랜스 린, 텍사스 레인저스 맥스 슈어저, 휴스턴 애스트로스 저스틴 벌랜더가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