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감독도 EBS 출연했다, 석학 81명 ‘위대한 섭외’ 비밀

  • 카드 발행 일시2023.08.29

조지프 나이 전 미국 국방부 차관, 『빈곤의 종말』 저자 제프리 삭스, 『총, 균, 쇠』의 재레드 다이아몬드, 『허삼관 매혈기』를 쓴 소설가 위화, 영화 ‘아바타’의 감독 제임스 카메론,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

그레이트 마인즈 허성호 CP가 9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강정현 기자

그레이트 마인즈 허성호 CP가 9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에서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강정현 기자

2021년 K-MOOC(한국형 온라인 공개강좌)와의 협업으로 시작한 EBS ‘위대한 수업-그레이트 마인즈’(이하 ‘위대한 수업’)가 섭외한 인물 중 일부다. ‘위대한 수업’은 시즌2까지 81명의 세계 리더들로부터 416번의 명강의를 쏟아냈다. 고품격 강연도 강연이지만 한 명 한 명 대체 어떻게 섭외에 성공했나 궁금한 거물들이다.

이 ‘위대한 섭외’ 뒤엔 허성호 CP(책임프로듀서)가 있다. 세계 최고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어려운 역할을 자처한 그는 지난 2년간 석학이 있는 곳이라면 전 세계 어디든 달려갔다. 매달 미국 출장은 기본이고, 8월 초엔 독일 추가 촬영을 다녀왔다가 코로나에 재감염됐다.

시즌3 첫 방송(8월 28일)을 앞두고 지난 9일 EBS 일산사옥에서 만난 허 CP는 “한국에도, 미국에도 잘 없는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다. 그래도 몸이 힘든 것이 낫다. 석학들에게 거절당했을 때의 상처는 아프고 후유증도 있다. 오늘 새벽에도 상처를 하나 얻었다”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허 CP의 e메일 사서함은 석학들을 향한 러브레터로 가득하다. 연애 때도 이렇게 간절했었나 싶을 정도로 석학 섭외에 온 마음을 담아 메일을 보내는 게 비결. 물론 짝사랑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다. 허 CP는 “섭외가 괴로운 건 우리 사정이다. 매일매일 세계 최고의 그 분야 전문가의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기획으로 시작했기에, 보시는 분들이 만족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말했다.

TMI Q. 세계 석학을 만나고 배운 점이 있다면요?

보통 5시간 정도, 길면 10시간 남짓 석학을 만나는데 그분들의 지식을 습득하기엔 너무나 짧은 시간이에요. 제가 잘 알지 못하는 분야의 석학도 많고요. 굳이 꼽자면 영어가 늘긴 늘었어요. ‘아부 영어’ 위주로요. 화면에 찍힌 제 모습을 언젠가 본 적이 있는데 반짝반짝한 눈으로 석학을 보고 있더라고요. 동료들을 그런 눈으로 본 적이 없고, 부모님 또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눈빛이실 거예요. 어떻게든 사람 마음을 훔쳐보겠다는 몸부림인 것 같아 제가 봐도 짠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