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준대도 1년째 안 판다, 두 동짜리 여의도서울의 반전

  • 카드 발행 일시2023.08.22

“여의도 서울 vs 압구정 현대, 투표하세요.” 최근 한 인터넷 부동산 커뮤니티에서 두 아파트가 비교 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둘 중 어느 단지를 사고 싶으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서울의 대표적 부촌 아파트인 압구정 현대가 압도적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과는 의외였습니다. 전체의 45%인 244명이 여의도 서울아파트에 투표해 압구정 현대를 꼽은 표(300명, 55%)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겁니다.

댓글 중엔 여의도 서울을 두고 “근본 부촌 아파트” “재건축 사업성 끝판왕” 등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과연 그 정도로 미래 가치가 있을까요. 여의도 서울아파트의 ‘스펙’을 분석해 봤습니다.

여의도는 1960년대만 해도 쓸모없는 땅이었습니다. 장마철이면 한강 수위가 높아져 대부분의 땅이 물에 잠기기 일쑤였죠. 지명이 ‘너(汝)나 가져라’는 뜻에서 나왔다는 설이 있을 정도입니다.

급격한 변화를 겪은 건 1968년 이후입니다. 김현옥 전 서울시장(1966~1970년)이 모래섬을 택지로 만들기 위해 윤중제(둑)를 쌓는 등 개발을 본격화한 겁니다. 군인 출신으로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돌격’이라고 쓰인 헬멧을 쓰고 건설 현장을 돌았습니다.

그 뒤 1970년 마포대교가 지어지고, 1971년 시범아파트가 건설되면서 여의도는 ‘서울 속 신도시’로 부상했습니다. 지금의 여의도 뼈대가 갖춰진 것이 이때입니다. 1978년엔 증권감독원(현 금융감독원), 이듬해 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까지 둥지를 틀면서 여의도는 ‘쓸모없는 땅’에서 ‘서울에서 가장 비싼 땅 중 하나’가 됩니다. 당시 여의도는 국내 최고 부촌으로 자리 잡았고, 1990년대 초반까지 강남구 압구정동과 어깨를 견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