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난 은행에서 사! 게다가 그걸로 담보대출도

  • 카드 발행 일시2023.08.17

머니랩

다음 달 6일 시작되는 ‘프리즈 서울 2023’을 앞두고 ‘아트 테크(미술+재테크)’에 대한 투자자의 관심이 다시 불붙고 있습니다. 프리즈 서울 측에 따르면 지난 6월 19일 얼리버드로 오픈한 프리뷰 티켓은 하루 만에 매진됐고요. 지난 4월 오픈한 유료 멤버십 ‘프리즈 91’도 가입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다네요. 프리즈 91은 연 회원비 1300달러(약 174만원)에 프리즈 아트페어 VIP 입장, 글로벌 유명 예술 단체·갤러리 프라이빗 투어, 프리즈 커넥트 칵테일 파티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상품입니다.

지난해 9월 2일 개최된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2일 개최된 '프리즈 서울'에서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이러니합니다. 금리 인상기는 미술 투자의 혹한기로 불릴 정도로 미술 투자가 외면받는 시기인데, 프리즈로 살펴본 미술 투자 열기는 뜨거우니까요. 실제 경매 시장만 놓고 보면 지난해부터 미술 시장은 그야말로 ‘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가 발표한 ‘2023년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상반기 결산’의 낙찰 총액은 811억원으로 2022년 상반기(약 1446억원)와 2021년 상반기(약 1438억원)와 비교해 급락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낙찰률 역시 52%로, 최근 5년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경매 시장에서 낙찰 총액 기준, 4년 연속 1위를 차지한 대표적인 블루칩 작가인 이우환 작가 사례를 볼까요. 올해 상반기 이우환 작품의 낙찰 총액은 72억원, 낙찰률은 54%였습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낙찰 총액은 무려 200억원, 낙찰률은 75.5%에 달했죠.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하지만 이런 시장의 침체기는 오히려 괜찮은 작품을 ‘줍줍(줍고 또 줍는다)’ 할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여러 작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살 수 있는 매력적인 시기라는 의미기도 합니다. 지난해에 이은 올해 프리즈의 열기를 보면 조정기를 매수 기회로 삼겠다는 투자자가 많아지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아트페어는 미술계의 올림픽과 같아서 올림픽을 경험한 나라가 올림픽 후 괄목할 성장을 보이는 것처럼 프리즈 서울을 경험한 국내 컬렉터의 안목과 내공이 매우 높아졌다. ‘미술품 감상의 시대’에서 ‘미술품 소장의 시대’를 거쳐 ‘미술품 투자의 시대’에 접어든 지금 수요와 공급량 측면에서 저변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MZ(20~40대 초반) 세대가 참여하면서 공격적이며 적극적인 투자 문화가 생겨났고, 이런 현상은 또다시 미술 공급을 다양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소육영 S2A 디렉터)

회계법인 딜로이트의 보고서(2021년 조사)에 따르면 35세 미만의 64%는 투자 수익을 중요한 구매 요인 중 하나로 꼽았습니다. 반면에 35세 이상 구매자의 답변 비중은 30% 수준입니다.

이런 잠재 수요를 눈치챈 글로벌 갤러리와 국내 엔터테인먼트 회사, 금융회사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세계 5대 갤러리로 꼽히는 영국의 화이트큐브 갤러리와 아시아 주요 갤러리 중 하나인 화이트스톤 갤러리가 다음 달 서울에 지점을 엽니다. 연예기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YG PLUS는 지난해 말 백하나 작가와 전속 계약을 맺고 다양한 전시·기업 협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한국 시장도 돈이 된다는 판단한 듯한 분위기인데요.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술 시장 거래액 규모는 0.02% 수준으로, 선진국 미술 시장 0.1~0.2%보다 작습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기도 하죠.

이런 분위기 속 머니랩은 [아트테크]를 통해 미술 투자에 관심이 있는 독자를 위해 미술 투자의 이론과 실전을 소개합니다. [아트테크]에서는 우선 미술 투자를 하기 전 알아야 할 다양한 금융 상식(아트 파이낸스)을 소개하고, 실제 프리즈 등 아트페어에서 작품을 구매할 때 꼭 필요한 전략도 전해드립니다.

[아트테크] 첫 회는 미술 투자 전에 알아야 할 ‘아트 파이낸스’입니다. 아트 파이낸스는 예술(art)과 금융(finance)을 합친 말로 은행이나 경매 회사, 컨설팅 회사에서 예술 작품 구매를 위해 제공하는 금융 서비스를 통칭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