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왜 탐라에? 어째서!”…핫플에 숨겨진 광해군 비극

  • 카드 발행 일시2023.08.11

지난 8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해변. 요즘 제주에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이곳은 피서객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올레길이 지나고 인근에 유명한 월정해수욕장이 있어 특히 젊은이가 많이 찾는다.

올레길 지나는 ‘핫플’ 인근 광해군 도착지 

그런데 여기서 100m쯤 떨어진 곳에 있는 광해군 기착지 표석 주변은 이날 따라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이 표석은 광해군이 1637년 6월 6일 배를 타고 도착한 곳으로 추정되는 곳에 세웠다. 임금이 제주 땅을 처음 밟은 곳이라는 의미로 ‘어등포’라 부르기도 한다. 제주시는 2006년 표석을 만들었다. 표석에는 ‘광해 임금의 유배, 첫 기착지’라고 적혀 있다. 표지석 뒷면에는 광해군이 읊은 시를 새겼다. 이곳에서 만난 김모(42·경기 포천시)씨는 “해수욕장이 유명해 찾았는데 ‘광해군 기착지 표석’이 있어 놀랐고, 그가 제주에서 생을 다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다시 한 번 놀랐다”고 말했다.

제주는 국제적인 관광지로 입지를 굳혔지만, 어두운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유배(流配)역사는 오래됐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 제주는 한마디로 유배의 섬이었다. 유배는 죄인을 귀양 보내는 형벌이다. ‘한달 살이’ 등 제주에서 일정 기간 지내는 게 버킷리스트처럼 된 요즘 유배는 왠지 어색한 느낌도 든다. 하지만 이런 역사가 하나둘씩 모여 오늘날 ‘가서 살고 싶은’ 제주를 만들었다. 이번에는 제주 유배 역사를 살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