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 빤히 보던 관상가 백운학…대뜸 외쳤다 “됩니다, 혁명!” (8)

  • 카드 발행 일시2023.07.28

시운(時運)은 대사(大事)를 이루게 한다. 천운이라고도 한다. 5·16 거사가 그랬다. 변혁을 요구하는 분위기가 확산됐다. 민심은 새 질서를 요구했다. 이를 드러내주는 절묘한 장면이 있었다.

1961년 4월 말이었다. 나는 거사를 위한 비밀 준비를 진행 중이었다. 병력 투입을 위한 부대별 출동 계획이 완성돼 가던 때였다. 일요일 아침, 육사 8기 동기생인 석정선이 청파동 집으로 나를 찾아왔다. 내게 “사업이 잘 안 되는데, 백운학이한테 좀 같이 가자”고 했다.

1962년 2월 동남아 6개국 순방 당시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오른쪽)과 석정선 정보부 2국장.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

1962년 2월 동남아 6개국 순방 당시 김종필 중앙정보부장(오른쪽)과 석정선 정보부 2국장. 사진 김종필 전 총리 비서

백운학은 관상을 잘 보기로 이름난 역술인이었다. 자유당 말기에 국회의원 당선과 장차관 취임을 맞혔다고 해서 정계에서 명성이 자자했다. 낭산(郎山) 김준연의 3대 국회의원(1954년) 당선을 예언했다고도 알려졌다. 나는 “안 가”라고 손사래 쳤다. 그러자 석정선이 “야, 네가 지프차가 있잖니. 그것 좀 태워 달라는 소리다”라고 했다. 나는 지프차에 석정선을 태우고 집을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