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싸움 전적 5대5다” 오빠 순덕이와 힘꾼 서진이

  • 카드 발행 일시2023.07.01

펫 톡톡

2년 전 저희 부부는 결혼하면서 아기 푸들 순덕이를 데려왔어요. 남편은 강아지 키우는 게 애 하나 키우는 것과 똑같다며 썩 내켜 하지 않았지만 제가 너무 간절히 원했기에 키우게 됐어요.

너무 귀엽고 사랑이 마구 샘솟는 존재인 순덕이. ‘세상에 이렇게 무해하고,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존재가 있다니! 내가 낳은 아기도 이 정도로 예뻐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출근해서도 순덕이 생각을 하고, 눈 뜨자마자 순덕이랑 놀고, 순덕이 간식·사료·용품 쇼핑 등 저희 부부의 일상은 늘 순덕이 그 자체였죠.

그러던 중 저희에게 아기가 찾아왔고 순덕이가 막 한 살이 될 무렵 서진이가 태어났어요. 처음엔 서진이가 너무 어려서 아기 공간과 강아지 공간을 분리해 놓았어요. 그래서일까요. ‘와앙! 와앙!’ 하고 우는 정체 모를 아기 소리에 순덕이가 겁먹고 당황한 탓에 끊임없이 짖기 시작했어요. 애는 울지… 개는 짖지… 저도 초보 엄마라 아기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힘든데 순덕이까지 몇십 분이고 짖어대니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어요.
한편으론 제 마음속에 순덕이가 거의 첫째 아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에 순덕이가 안쓰럽기도 했어요. ‘우리 순덕이가 얼마나 불안하면 저렇게 짖을까?”라고요.

문제 해결을 위해 곧장 반려견 훈련사님께 의뢰했어요. 순덕이가 아기라는 새로운 존재가 갑작스럽게 집에 와서 크게 당황한 상황이 맞았고, 짖음을 제지하는 훈련을 받았어요. 짖으려고 할 때 도구를 이용해 큰소리를 내 순덕이를 머뭇거리게 하는 훈련이었죠. 잘 먹히는 듯하더니 이내 문제가 생겼어요. 서진이 귀가 뜨이면서 그 소리에 덩달아 놀라지 뭐에요. 결국 이 훈련은 무용지물이 돼버렸죠.

그사이 서진이가 쑥쑥 자랐어요. 고개도 가누고, 뒤집기도 하고, 스스로 조금씩 움직일 수 있게 됐죠. ‘자주 봐야 정이 들겠지’란 생각에 순덕이를 서진이 공간에 들어오게 해주며 같이 시간을 보내게 했어요. 그러자 순덕이는 서진이 옆에서 웅크리고 자기도 하고, 평범하게 저희와 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했어요. 그 후로 아기 공간을 분리하는 울타리를 아예 없앴죠. 그런데 이후 두 녀석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