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한 인어공주에 드러났다…‘디즈니 마법’ 죽인 결정타

  • 카드 발행 일시2023.06.28

디즈니는 큰 위기다.

로버트 아이거는 2005년 월트디즈니 컴퍼니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랬던 그가 은퇴 2년 만인 지난해 11월 CEO로 복귀했다. 다시 찾아온 디즈니의 위기가 72세의 노장을 재소환한 것이다.

재임 시절 픽사, 마블, 루카스 필름, 21세기폭스 엔터테인먼트 등을 인수한 아이거는 디즈니 최전성기를 이끈 인물이다. 수전 아널드 디즈니 이사회 회장은 “디즈니가 점점 더 복잡한 산업 변화의 시기를 지나는 가운데 아이거가 이 중추적인 시기에서 회사를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인물”이라며 아이거가 또 한 번 구원투수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디즈니 로고와 미키 마우스. 사진 디즈니 페이스북

디즈니 로고와 미키 마우스. 사진 디즈니 페이스북

올해 100주년을 맞은 디즈니는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다. 실사 영화 ‘인어공주’의 흥행 참패와 스트리밍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디즈니 +)의 더딘 성장, 불만이 속출하는 디즈니랜드 등 내실도 불안한 와중에 성 소수자 이슈로 미국 정치권과 충돌 중이다.

최근엔 디즈니가 ‘게이 교육 금지법’으로 갈등을 빚어온 론 디센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를 고소하고 10억 달러 규모의 플로리다주 투자 계획을 백지화했다. 디센티스 주지사는 디즈니 특별지구에 부여해온 세금 혜택 등을 박탈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디즈니랜드 옆에 교도소를 세울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디즈니의 동성애 지지 행보를 환영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저항도 만만치 않다. 디즈니 작품에 반영된 동성애 지지는 사회 이슈로 비화한다. 초등학교 교사가 학생들에게 동성 친구를 좋아하는 10대 소년이 나오는 디즈니의 ‘스트레인지 월드’를 보여줬다가 플로리다 교육부 조사를 받고 사직서를 제출한 사건, 레즈비언 커플이 입을 맞추는 장면이 담겨 13개 나라에서 상영 금지된 ‘버즈 라이트이어’ 등이 대표적이다. 싸움판이 된 디즈니를 두고 “디즈니의 마법은 죽었다”는 말까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