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톡톡 : ‘인생 사진 찍어드립니다’ 2탄
독자 여러분의 사랑스러운 ‘내 새끼’에 얽힌 사연을 보내 주세요. 중앙일보 펫토그래퍼가 달려갑니다. 평생 간직할 순간을 찍어 액자에 담아 드립니다.

“여보, 경일(남편 친구)이가 양산에서 강아지(요크셔테리어) 한 마리를 싣고 왔네.”
2016년 7월 4일 오전, 출근한 저에게 남편(여남구·60)이 전화로 대뜸 이러더라고요.
“뭐라고? 갑자기?”
일에 막 집중하고 있었는데, 터무니없는 소리에 기가 찰 노릇이었지요.
반려견은 키워 본 적도, 키워 볼 생각도 없었어요. 어릴 적 시골에서 누렁이 정도만 보고 자랐던 터라 거부감부터 들었지요.
“털 날려서 안 돼. 아이 한 명 키우는 비용보다 많이 든대. 키우기도 엄청 힘들대. 안 돼! 못 키워.”
안 되는 이유만 열거하며 단칼에 남편의 말을 잘랐어요.
그런데 남편이 사진을 보냈어요. 보송보송한 털뭉치에 파묻혀 눈도 잘 보이지 않는 ‘까만 공’ 같은 강아지였어요. 왜소한 모습이 가엾게 느껴졌을까요?
‘왜 우리 집에 데리고 온 거야. 언제 태어났는지도 모르는 이 어린 강아지를….’ 제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했죠.
예전부터 우리 아이들이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어요. 심지어 유기묘를 데려오고 싶어 했었죠. 그때마다 제가 계속 거절해 왔지만…. 아이들이 이 녀석을 너무 좋아하는 걸 보니 제 마음도 돌아서지 뭐예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옛말이 딱 맞네요.

우선 ‘이 녀석’이 아닌 이름을 지어주기로 했어요. 딸이 오레오 쿠키 색깔과 비슷하다며 ‘쿠키’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쿠키가 태어난 날을 몰랐는데 동물병원 의사선생님이 생후 2개월 정도 된 것 같다고 하셨어요. 집에 온 게 7월이니 생후 2개월 전후면 우리 부부 결혼기념일(4월)과 엇비슷한 날짜였지요. 그렇게 우리 가족은 부부 결혼기념일에 쿠키의 생일을 함께 축하하기로 했어요.
7년 가까운 시간을 함께 보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쿠키는 우리 가족의 일원이 됐지요. 이젠 어엿한 우리 집 막내아들이에요. 예전엔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자신을 ‘아빠,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는데…. 이젠 제가 더 그렇게 하고 있네요. 하하하.
‘엄마와 함께 예쁜 추억 많이 남기자. 내 새끼 쿠키야! 항상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자. 사랑해 막내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