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같은 복수초가 아니다, 플래시 켜자 펼쳐진 ‘환상’

  • 카드 발행 일시2023.02.20

눈 온 날,
동해시 냉천 공원을 찾았습니다.
냉천(冷泉)은 예로부터 찬물이 샘솟는 샘이라 하여
‘찬물 내기’로도 불립니다.

눈 온 날 이곳을 찾은 이유는 복수초 때문입니다.
추운 2월에,
더구나 찬물이 샘솟는 곳에서 왠 꽃 타령이냐고요?

여기 냉천 공원의 복수초는 여느 복수초와 다르기 때문입니다.
1월이면 꽃을 피워 올립니다.
온 세상이 한파로 꽁꽁 얼 즈음에,
그들은 아랑곳없이 샛노란 얼굴을 새초롬히 내미는 겁니다.

흔히 복수초를 두고 ‘원일초(元日草)’라고도 합니다.
음력 정월 초하루면 꽃을 피운다고 하여 그리 일컫는 겁니다.

냉천 공원 복수초 지킴이에 의하면
올핸 1월 20일경 첫 꽃이 폈답니다.
냉천의 복수초는 실로 원일초(元日草)인 겁니다.

1월부터 피기 시작했으니 언덕 비탈에 꽃이 수두룩했습니다.
채도 낮은 숲속에 솟은 노란색이 덩그러니
단박에 눈에 띕니다.

하지만 사진 찍기엔 다소 아쉬웠습니다.
날이 푹하여 눈이 대체로 녹았기 때문입니다.

눈은 녹았지만, 꽃은 외려 화사했습니다.
눈에 세수한 듯 말갛습니다.

일기예보를 살펴보니 밤새 눈이 올 예정이었습니다.
하루 묵기로 했습니다.
사실 눈 속 복수초를 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한겨울에 꽃이 펴야 하고,
그 위에 눈이 덮여야 하니 쉬운 조건은 아닌 터죠.

그만큼 만나기 힘들기에
사진가들이 눈 속 복수초 보기를 오매불망하는 겁니다.
예보대로면 눈 속에 얼굴을 내민 복수초를 볼 수 있을 테니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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