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땅' 체르노빌 반전...강남역보다 방사능 수치 낮았다 [영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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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4월 26일 인류에게 닥친 대재앙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 일반인들은 체르노빌을 '죽음의 땅'이라 생각한다. 체르노빌은 여전히 죽음의 땅일까. 중앙일보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150km 떨어진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현장에 찾아갔다. 위험지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 사고 현장에 있었던 이들을 만났다.

[특집다큐]

중앙일보의 세번째 체르노빌 취재 

체르노빌 사고 당시 실제 쓰이던 방독면은 이제 관광 기념품이 됐다.

체르노빌 사고 당시 실제 쓰이던 방독면은 이제 관광 기념품이 됐다.

중앙일보가 체르노빌을 취재한 건 세번째다. 1996년 안성규 당시 모스크바 특파원이 사고 10년을 맞아 현장을 찾았다. 당시 안 특파원이 측정한 현장의 방사능 수치는 시간당 10μSv(마이크로시버트). 원자력 안전법 기준 방사선작업종사자의 피폭량 기준치(시간당 10μSv, 연간 20mSv)에 준하는 수준이었다. 2011년 임현주 기자가 다시 체르노빌 인근 주민들을 만나 원전 피해의 실태를 알렸다. 원전 사고 25년이던 당시 취재진이 현장에서 측정한 결과는 5.22μSv였다.

사고 35년이 흐른 지금은 어떨까.

[특집다큐] 체르노빌의 진실, 1편 영상 보기

사고 원전은 15억 유로(1조 9000억원)짜리 거대한 철골 구조물로 덮였다. 누출되는 방사능을 막기 위해서다. 발전소 인근 30km 내는 여전히 통제된 땅이었다. 사전 예약, 신분증이 있어야 했고 정해진 길이 아니면 갈 수 없었다. 출입시엔 머문 시간과 방사능 피폭량도 기록된다.

‘직접 보고 사실만 전달하겠다’는 조건으로 일부 지역에 들어갔다. ‘사람이 살 수 없는 땅’ 주민들을 만나 여전히 ‘위험지역에 사는 이유’와 ‘방사능 영향’에 대해 물었다.

[특집다큐] 체르노빌의 진실, 2편 영상 보기

1986년 사고 당시 원전 가동반에서 근무하던 연구원 올릭세이 브라우스씨, 당시 초등생이었지만 지금은 체르노빌 발전소 전략기획을 담당하는 드미트로 스텔막씨도 만났다. 마지막으로 유출된 방사능의 낙진 피해가 가장 심했다고 알려진 레드포레스트에서 30년 넘게 연구를 이어오고 있는 발레리 카쉬파로프 박사(우크라이나국립대학 방사선과 교수)를 만나 그간의 연구성과를 들었다.

폭발 사고 당시 발전소 배수밸브를 열기 위해 지하실에 잠수한 3인 중 하나인 실존 인물 알렉세이 아나넨코(62)와도 인터뷰가 예정돼 있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인터뷰는 불발됐다. 방사능 때문이 아니라 아나넨코씨가 코로나에 확진된 탓이었다.

[특집다큐] 방사능 괴담, 팩트체크 영상 보기 

한국으로 돌아와 서울대 주한규 교수와 경희대 정범진 교수를 만나 원자력과 방사능에 대한 팩트체크를 이어갔다.

취재를 하면서 “정확한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 하는 것 같다”(발레리 박사), “일상에서 경험하지 못하는 건 시각, 청각과 같은 감각이 아닌 객관화된 수치가 기준이 돼야 한다”(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말이 기억에 남는다.

각종 온라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는 검증되지 않은 체르노빌의 참상, 원자력 공포를 부추기는 게시글과 이미지가 많다. 분명한 사실은 체르노빌 발전소 반경 10km 지점의 방사능 수치와 서울 강남역에서 측정한 방사능 수치가 시간당 0.17μSv로 차이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자세한 내용은 본문에 삽입된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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