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더 큰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떤 일을 벌일지 걱정이다

박용진은 어차피 공천 대상이 아니었다. 민주당의 서울 강북을 후보는 또다시 바뀌었다. 이런 후보들을 골라서 공천한 것도, 번번이 박용진을 탈락시키기 위한 장치를 고안해낸 것도, 억지 논리를 만들어 꿰맞춘 것도 정당사에 남을 사건이다.

박용진 의원은 대통령 후보 경선과 당 대표 경선 때 이재명 대표와 경쟁했다. 그 과정에서 박 의원의 공격을 받고, 당황한 일이 많았다. 그 앙금이 사라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22년 당 대표 경선 때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말과 행동은 정반대다. 그는 “존경하는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했더니 진짜 존경하는 줄 알더라”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이번에도 그대로다.

이미 이번 공천의 대명사가 된 대로 ‘비명횡사, 친명횡재’다. 성남 중원에서 경쟁하던 친명계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낙마하자 ‘원칙과 상식’이 탈당하는 새벽 갑자기 노선을 바꾼 윤영찬 의원을 보며 이 대표는 얼마나 웃었을까. 이 대표는 효창공원 앞 유세에서 “이번 정권은 아예 대놓고 ‘내가 한다는데 뭐 어쩔래’ 이런 태도”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이번 공천이야말로 ‘어쩔래’다.

박용진 의원을 하위 10%로 분류했다. 경선에서 30%를 감점한다. 왜 하위 10%인지 설명이 없다. 재심 신청도 바로 기각했다. 경선에 붙인 후보들도 어떻게 골랐는지 경선에서 이기자마자 말썽이 나고, 사퇴하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었다. 2차 경선은 박 의원은 감점 30%, 조수진 변호사는 가점 25%, 총 55%의 점수 차를 두고 경쟁시켰다. 경선 룰도 바꿨다. 강북을 후보 경선에 전국 권리당원 70%를 적용했다.

후보 등록에 임박해 경선도 없이 전략공천한 후보는 박 의원과 조 변호사 경선을 붙일 때 컷오프한 한민수 대변인이다. 컷오프했다는 건 전략경선을 붙인 두 사람보다는 뒤진다는 판단 아닌가. 그런데도 “박 의원에게는 두 번이나 기회를 줬다”는 게 해명이다. 첫 경선에서 가장 표를 많이 얻은 후보가 박 의원이다. 공천에 국민도, 주민도 없다. 권력자가 꽂으면 당선된다는 오만이다. 민주주의가 위태롭다. 이런 막무가내 정치지도자가 더 큰 권력을 쥐었을 때 어떤 일을 벌일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