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영화처럼 돌아온 콤비, 김종인과 이준석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2012년에 촬영). [연합뉴스]197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오스카상 8개를 받은 영화 ‘스팅’(The Sting)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풋내기 사기꾼 조니 후커(로버트 레드퍼드)가 거물 악당 도일 로니건(로버트 쇼)의 돈에 손을 대는 바람에 쫓기는 신세가 됩니다. 그 과정에서 ‘사업’ 파트너가 로니건의 부하에 의해 목숨을 잃습니다. 후커는 그 동료가 어려울 때 도움을 청하라며 알려준 헨리 곤도프(폴 뉴먼)를 찾아갑니다. 사기계의 전설 곤도프는 ‘현역’에서 물러나 은둔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곤도프와 후커는 로니건에 대한 복수를 계획합니다. 두 사람은 잘 짜인 각본에 따라 가짜 장외 마권발매소로 로니건을 끌어들입니다. 후커의 도움으로 경마 정보를 미리 알 수 있게 됐다고 믿은 로니건은 50만 달러짜리 베팅을 합니다. 영화보다 더 유명해진 주제가를 배경으로 이런 작전이 경쾌하게 펼쳐집니다.

이 영화의 백미는 혈기 넘치는 청년으로 등장하는 로버트 레드퍼드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베테랑으로 나오는 폴 뉴먼의 절묘한 조합입니다. 실제 두 사람의 나이 차는 11세인데 극에서는 그보다 훨씬 차이가 있는 것으로 설정됐습니다. 로니건에 대한 복수 프로젝트에서 전략은 폴 뉴먼이 짜고, 로버트 레드퍼드는 이곳저곳에 다니며 계획을 수행합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척척 맞습니다.

두 사람은 스팅보다 4년 전에 개봉된 ‘내일을 향해 쏴라’에도 나란히 등장했습니다. 두 영화를 같은 감독이 만들었습니다. 두 배우는 은행 강도단의 두목과 부하로 출연했습니다. 폴 뉴먼은 지략이 좋은 인물로, 로버트 레드퍼드는 총을 잘 쏘는 싸움 실력자로 나옵니다.

어제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을 보는데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퍼드의 조합이 생각났습니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선거판을 떠날 듯이 행동했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마치 꾸준히 선거 대책을 마련해 온 것처럼 능숙하게 무대를 장식하고 장악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연설과 이 대표의 청년을 앞세운 퍼포먼스는 한참 전부터 준비를 해왔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이 대표 잠행과 김 위원장의 극적인 선대위원장 수락이 영화 ‘스팅’에서처럼 잘 기획된 시나리오의 일부 아니었나, 이런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두 사람은 지난 4월 재보궐 선거에서 비대위원장과 뉴미디어본부장으로 손발을 맞춰 승리를 거뒀습니다. 두 달 뒤 이 대표가 당권을 잡을 때 김 위원장이 뒤에서 힘을 실어줬습니다.

불경스럽게 김 위원장과 이 대표를 악당 콤비에 빗대려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 ‘스팅’에서 두 주인공은 악인으로 묘사되지 않습니다. 영화에서 진짜 악당은 표면적으로는 은행가이지만 뒤로는 온갖 나쁜 일을 저지르면서 권력의 비호를 받는 로니건입니다. 관객들은 거악을 무찌르는 소악에 박수를 보냅니다. 간도프와 후커가 의적은 아니지만, 악질 범죄인도 아닙니다. 후커는 로니건을 파산시키는 데 성공하자 쿨하게 자기 자기 몫의 배당금을 계획에 동참한 다른 사람들에게 양보합니다.

폴 뉴먼과 로버트 레드퍼드의 듀엣 조합이 언제나 해피엔딩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스팅’은 화려한 성공으로 마무리되지만 ‘내일을 향해 쏴라’는 비극으로 끝납니다. 김 위원장과 이 대표가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으로 만나 인연을 맺은 게 어느덧 10년이 다 되어 갑니다. 이들의 ‘정권 탈환’ 꿈은 과연 이뤄질까요? 결말이 궁금합니다.

<이 대표가 김 위원장을 그토록 당겼던 이유에 대해 정치권에선 말이 많다. “윤 후보 주변의 측근들로부터 배제돼 자칫 고립무원의 처지가 될 뻔한 이 대표가 김 위원장을 방패 삼아 영향력을 유지하려 한다”는 당 관계자의 해석이 그런 말 중의 하나다. (중략) 이런 미시적인 이슈와 별개로 윤 후보를 향해 “지난 6월 29일, 정치 선언 이후 점수를 까먹기만 했지 생산적인 담론을 만들어낸 게 뭐냐”는 지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 위원장의 역할을 전망하는 기사의 일부입니다. 김 위원장을 ‘선거의 남자’라고 표현합니다.

기사보기


The morning's pick

1. "병상 대란, 딴 나라 얘기"

<국립중앙의료원(NMC)을 보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로나19 병상 대란은 저 멀리 딴 나라 얘기다. 지난해 말 주차장에 새로 만들어 대대적으로 홍보한 코로나 중환자 모듈 병상 30개(중환 14개, 준중환 16개)와 올해 초 병원 인근 미 공병단 자리에 경증 환자를 위해 마련한 65개 병상을 제외하고는 기존 496개 병상(1월 기준, 현재 603개) 중 16개 음압 병상만 코로나 대응에 쓰고 있다. 다른 병상은 전부 코로나와 무관한 환자용이고, 코로나 최일선인 감염내과는 물론이요 미용 시술을 위한 피부과와 한방내과 등 모든 진료과가 코로나 이전과 마찬가지로 정상적인 외래 진료를 보고 있다. 심지어 올초 공병단 자리에 107개 마련했던 병상을 한달만에 65개로 줄였다. 2015년 메르스 당시 병원 전체를 소개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코로나19 환자 급증으로 수도권 병원의 중환자실이 동났는데도 이렇다고 합니다. 안혜리 논설위원이 실상을 확인했습니다.

기사보기


2. 여야 모두 조용한 '사면'

<60대 이상에서 67.2%를 기록한 사면 찬성 여론은 50대에선 47.3%, 40대에서는 23.7%로 급격히 줄어든다. 특히 30대의 찬성 의견은 20.5%, 20대는 15.4%에 불과하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대선의 승부처는 ‘MZ세대’로 불리는 2030세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대선을 앞두고 젊은층이 강하게 반대하는 사면을 부각하는 것은 문 대통령은 물론, 여야 후보 모두에게 아무런 정치적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야당도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요구하지 않는 것에 대해 기사는 이렇게 설명합니다.

기사보기


3. "경제 모르면 사람 잘 써야"

<친문과 태극기부대 모두 펄쩍 뛰겠지만, 문재인·박근혜 대통령은 여러모로 닮았다. 국민과 소통하지 않았다. 팬덤 정치를 즐기며 국민을 ‘내편 네편’으로 갈랐다. ‘욕하면서 닮는다’는 옛말이 틀린 게 없다. 특히 경제 분야에서 두 대통령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경제를 잘 모른다.> 고현곤 논설주간의 칼럼 ‘문재인·박근혜 정부의 잃어버린 10년’의 도입부입니다. 경제를 모르면 사람을 잘 써야 하는데, 두 대통령은 그러지 못했다’고 지적합니다.

기사보기



이상언의 '더 모닝' 구독에 감사드립니다.
제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e-메일로 보내주세요.

lee.sangeon@joongang.co.kr


이상언의 '더 모닝'을 e-메일로 받아보세요.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뉴스 모닝콜을 드립니다.

이상언의 '더 모닝' 구독신청



이상언의 '더 모닝' 뉴스레터를 놓치셨나요?
아래 버튼을 누르시면 이상언의 '더 모닝' 목록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지난 뉴스레터 바로가기



오늘 뉴스레터가 좋으셨다면 이상언의 '더 모닝' 구독 페이지를 공유해주세요.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

오피니언 , 정치 , 경제 , 문화 , 라이프스타일까지!
관심 분야의 뉴스레터를 편하게 받아보세요.

더 많은 뉴스레터 보러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