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이재명 후보가 말한 음식점 과포화 해결책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이재명 후보님, 기자·언론사 총량제도 필요합니다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 방문한 이재명 후보. [중앙포토]이 후보님, 어제 서울 관악구 신원시장에서 이런 말씀을 하셨더군요. “음식점 허가 총량제를 운용해볼까 하는 생각이 있다.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못 하긴 했는데 총량제가 나쁜 것은 아니다. 하도 식당을 열었다, 망하고 해서 개미지옥 같다. 철학적 논쟁이 필요하지만 필요하다고 본다. 자살할 자유는 자유가 아니고 불량식품 먹고, 굶어 죽을 자유 이런 것은 아니지 않나.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도 자유가 아니다.”

후보님, 언론계도 그렇습니다. 인터넷 시대가 돼 언론사 창업이 쉬워지자 무수히 많은 언론사가 생겼습니다. 당연히 기자 수도 많이 불어났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정기간행물 등록관리시스템에 등록된 언론사가 2만 개가 넘습니다. 인터넷 매체 폭증으로 이렇게 됐습니다. 새로 생기기도 많이 하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도 많이 합니다. 총량은 꾸준히 증가합니다. 언론사와 기자가 늘어나다 보니 업계 종사자들이 힘듭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면 삽시간에 수백 개의 비슷한 기사가 생산되니 기자들이 자극적인 기사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리 하지 않으면 아무도 읽지 않아 인터넷의 바다에 그대로 수장되는 글을 쓰기에 십상입니다.

비단 식당과 언론사만 그런 것도 아닌 듯합니다. 부동산 공인중개사 친구, 학원 선생님 친구도 중개업소가 너무 많고, 학원이 너무 많아 먹고살기 힘들다고 아우성입니다. 심지어 동네 의원 개업의인 친구도 의원은 늘고 환자는 줄어 폐업하게 생겼다고 앓는 소리를 해댑니다. 

정보 검색을 해 보니 부동산 공인중개사 자격증 소지자가 약 47만 명이고, 그중 11만5000명가량이 개업을 한 상태입니다. 경제활동 인구 2800만 명을 기준으로 보면 60명 중 한 명이 부동산 공인중개사입니다. 지난 1년 동안 개업한 중개업소는 약 1100개이고 폐업한 업소는 800개를 조금 웃돕니다. 중개업소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는 뜻입니다. 문 닫은 800개 중에는 상당수가 과포화 상태에서의 수익 감소 때문에 영업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 시험에 사람이 계속 몰립니다. 요즘엔 청년들도 가세했습니다. 기존 자격증 취득자와 개업 중개인을 보호하기 위해 중개인과 중개업소에 대한 총량제를 도입하는 것은 어떻겠습니까? 음식점과 다를 것 없어 보입니다.

급기야 이런 생각도 듭니다. 대학생 수를 확 줄이면 어떨까요? 대졸자들이 살인적 취업 경쟁에 내몰리고 있습니다. 대학생은 많고 취업 기회는 적습니다. 국가가 관리하는 대학 정원을 대폭 줄이면 대학 졸업생 수가 줄어들 것이고, 그러면 대졸자 공채 경쟁률이 확 낮아질 듯합니다. “마구 식당 열어서 망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다”는 후보님 말씀을 “마구 대학에 가서 망하는 것이 자유가 아니다”로 살짝 바꿔도 말 되는 것 아닌가요?

음식점 허가 총량제나 중개업소 총량제를 실시하면 기존 영업자들에게 ‘권리금’을 보장하는 효과도 생길 것 같습니다. 총량제에 묶여 있는 개인택시와 비슷해질 듯합니다. ‘기득권 보장’이 된다는 것이지요. 청년 창업자들이 식당을 차리려면 영업 허가권을 확보한 사람과 동업을 하거나 돈을 내고 허가권을 이용해야 할 텐데요, 젊은이들이 ‘마구’ 식당을 여는 것을 방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후보님은 오래전부터 “기득권 타파”를 외치셨는데, 대권 주자가 되신 뒤에는 철학이 조금 달라지신 모양입니다.

기사를 보니 후보님 측 인사가 “이전에 그런 고민을 했는데, 이런 제도는 도입하기 불가능하다는 것이 후보의 생각이다”고 음식점 허가 총량제에 관해 이야기했네요. 시장 상인들 앞에서 그냥 한번 던져 본 말이라는 뜻인가요? 후보님의 소신을 알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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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합리적 동물이 아니라 합리화하는 동물이다. 별다른 정보가 없을 때 사람은 일단 사안을 호오의 감정으로 판단한다. 이 최초의 이미지는 너무 강렬해 그 이후에 따르는 이성적 판단을 제 아래 종속시켜 버린다. 그때 이성은 고작 감정이 내린 최초의 판단을 사후적으로 정당화하는 역할밖에 하지 못하게 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증오에 휩싸인 대선판에 대해 이렇게 썼습니다. ‘앞으로 대선까지 다섯 달 동안 증오의 극한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고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선거가 너 죽고 나 살자의 전쟁이 됐습니다. 증오를 부추기는 말이 난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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