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이번엔 여당에서 '검사 대거 공천설'이 나오는 배경을 따져보고 김기현 대표가 어떻게 대응할지를 전망해봤습니다.


검사동일체 vs 개딸동일체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가 지난 3월 8일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다. 장진영 기자

지난주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여권에 떠도는 소위 '검사 수십 명 공천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검사 공천이니 어떠니 하는 괴담은 근거가 없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제가 용인도 안 할 것”이라고 했고, "특정 직업 출신이 수십 명씩 대거 공천받는 건 있을 수 없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 공천 과정에서 계파에 따른 차별도 없을 것이며, 정당하지 않은 인위적 인물 교체로 억울한 낙천자가 생기지도 않을 것"이라며 "당 대표로서 당헌당규에 정해진 절차에 따라 상향식 공천 원칙을 엄격히 지키며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이 진행되도록 철저히 감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사 대거 공천설'에 불안한 당 내 구성원들을 향해선 "시중의 괴담에 마음 쓰지 말고 나라와 당을 위해 열심히 파이팅해달라"고 당부했다. 

전광훈 목사를 둘러싼 논란이나 김재원 최고위원 징계 문제에 있어서 대응이나 조치가 민첩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김 대표, 하지만 '검사 대거 공천설'에 대해서는 비교적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찰 출신 인사들의 명단과 예상 출마 지역이 정보지 형태로 돌면서 지역구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낀 예비 후보들을 중심으로 당 내부가 술렁대자 김 대표가 불끄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왔다. 

하지만 문제는 정치권 인사나 일반 국민 중에서도 "결국은 검사들이 대거 투입되지 않겠느냐"며 김 대표의 발언을 잘 믿지 못한다는 점이다. 왜 일까. 

먼저 지금까지 보여준 대통령실의 모습 때문일 것이다. 지난 국민의힘 대표 경선 과정에서 대통령실의 친정 체제 구축 의지는 이미 확인됐다. 경쟁 후보들을 사실상 대통령실이 나서 정리하면서 김기현 대표 독주 구도가 형성됐다. 이런 친정 체제에 대한 욕구는 총선이 다가올 수록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