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딸 김주애를 둘러싼 '김씨 조선 왕조'의 퇴행적인 4대 봉건 세습 체제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김정은 후계자는 김주애? 4대 세습은 퇴행적 망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7일 딸 김주애(가운데)와 함께 조선인민군 건군절(2월 8일) 75주년 기념연회에 참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8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남쪽도 북쪽도 '딸들'이 뉴스의 중심에 섰다. 유죄를 선고받은 남쪽 나라 전직 장관의 딸은 뭐가 그리 떳떳한지 정파적으로 편향됐다는 비판을 받는 한 유튜브에 얼굴을 내밀어 맘대로 떠든다. 상식과 시비의 전도(顚倒)를 보고 있자니 탄식이 절로 나온다. 북쪽 나라 위대한 지도자의 딸은 더 가관이다. 장난감 갖고 놀 나이는 지난듯한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같은 위험한 무기들을 뽐낸다. 3대도 부족해 4대 세습이란 말이 나오니 절망감이 엄습한다.

 인민을 현혹하는 '극장 국가' 북조선에서 어용 선전 매체들을 통해 노출된 두 장면은 엽기적이란 느낌마저 들게 한다. 첫째는 지난 7일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기념 연회 장면이다. 아버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랑한다면서 어린 딸 옆에서 담배를 마구 피우며 웃고 있다. 어머니 리설주는 신형 ICBM '화성-17형'을 형상화한 목걸이를 매달고 나타났다. 그 둘 사이에는 둘째 딸로 알려진 열 살짜리 김주애가 앉았다. 딸을 상석에 앉힌 것이다. 그 뒤에는 딱지치기하기에 좋을 듯한 별 모양 훈장을 덕지덕지 상의에 붙인 군인들이 황송한 표정으로 '조폭 병풍'처럼 섰다. 

 둘째는 지난 8일 밤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열병식 장면이다. 문재인 정권 시절 '정치 쇼'처럼 잦았던 남북 정상회담 무대 연출을 도맡았던 탁현민이 북측 선전일꾼 현송월에게 아이디어를 준 것으로 알려진 야간 열병식은 선전 효과를 키웠을지는 몰라도 그 체제의 비정상성을 도드라지게 했다. 추운 겨울 한밤중에 배고픈 군중을 동원한 반인권 실상을 전 세계에 적나라하게 드러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