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문화팀에서 여러분의 주말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줄 뉴스레터 서비스 ‘문화 비타민’을 시작합니다. 매주 금요일 음악ㆍ방송ㆍ영화ㆍ문학ㆍ미술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기자들이 돌아가면서 놓치면 아쉬울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영화·공연을 맡고 있는 나원정 기자가 이번주 이야기를 전합니다.


'마틸다' '다웃파이어' 할리우드 가족영화 뮤지컬화 성공 비결은 

뮤지컬 '마틸다'. 사진 신시컴퍼니

“라푼젤, 신데렐라, 성냥을 팔던 소녀, 모두 다 왜 구해주기만을 기다렸나….”

동화 속 언니들과 달리 운명을 개척하겠다고 노래하는 소녀. 지난달 10일 서울 대성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동명 뮤지컬 주인공 마틸다입니다. 

마틸다의 엄마, 아빠는 아이가 ‘기적’이라 믿는 여느 부모와 다릅니다. 사기꾼인 그들은 책을 좋아하고 정직한 마틸다를 두고 “망한 불량품” “소름끼치고 토가 쏠린다”며 막말하죠. 마틸다는 굴하지 않습니다. 그런 자신의 부모, 부당 체벌을 일삼는 학교 교장을 향해 “그건 옳지 않아요!” 따끔하게 질책합니다. “쬐끄맣고 힘이 별로 없다 해도 쬐금만 용기를 내면 할 수 있어”란 뮤지컬 넘버 ‘똘끼(Naughty)’ 가사처럼 아이들은 약한 존재란 선입견을 뒤집습니다. 7개월간 오디션으로 선발된 마틸다 역 임하윤(9)·진연우(11)·최은영(10)·하신비(9)를 비롯해 앙상블까지 아역배우 20명의 야무진 연기와 노래가 통쾌한 웃음을 자아냅니다. 

아역 배우 마라 윌슨이 주연한 1996년 동명 할리우드 영화(감독 대니 드비토)를 본 관객이라면 이 뮤지컬이 더 반가울 겁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등을 쓴 영국 아동문학가 로알드 달(1916~1990)의 1988년 동명 원작이 이 영화를 거쳐 2010년 영국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를 통해 뮤지컬로 재탄생했는데요. 한국에선 2018년 비영어권 최초로 선보여 189회동안 17만 관객이 봤습니다. 두 번째 시즌인 이번 공연도 가족관객이 잇따르며 현재 예매차트에서 공연 중인 뮤지컬 중 3위권(3일 인터파크 집계)에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