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총선 공천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합니다.

박용진도 끝내 탈락 … 이재명 경쟁자 제거하는 공천

박용진 의원이 결국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경쟁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를 대신해 정봉주 전 의원이 서울 강북을 지역구의 민주당 후보로 나서게 됐습니다. ‘비명횡사’ 공천 드라마의 클라이맥스입니다.

제가 그를 처음 대면한 것은 18년 전입니다. 당시 박 의원은 민주노동당 대변인이었습니다. 의원 신분은 아니었고요, 운동권 출신의 젊은 민노당 당직자였습니다. 자기 주관이 뚜렷한, 다소 까칠한 정치인이었습니다. 필요 이상으로 언론에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고, 패기 있는 젊은 정치인으로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의정 평가에서 하위 10%에 들었습니다.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만큼 국회의원으로서 자기 일을 열심히 한 민주당 의원도 드문데요, 최하위권 점수를 받았습니다. 그 결과 그는 정 전 의원과의 최종 2인 경선에서 30% 감점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경쟁해야 했습니다. 지역구 민주당 권리당원 여론조사와 일반 유권자 여론조사에서 평균 59%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정 전 의원을 이길 수 있었습니다. 박 의원은 ‘강북의 기적’을 말하며 끝까지 싸웠지만 -30%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박 의원은 지난 2020년 총선 때 서울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64.45%)로 당선한 민주당 의원입니다. 이른바 ‘유치원 3법’ 제정으로 인지도가 높아져 많은 표를 받았습니다. 그가 신일고를 나온 그 지역 인물이라는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그는 2022년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 당 대표 경쟁에 나섰습니다. 당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 49.7%, 박용진 후보 41.7% 지지가 나와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턱밑까지 지지세가 미쳤던 것입니다. 어쩌면 그때의 상황이 어제의 공천 탈락의 결과를 만든 것 같습니다. 임종석 전 의원, 박 의원 등 이 대표의 당권, 대권 경쟁자들이 총선에서 ‘제거’되고 있습니다.

박 의원의 공천 탈락으로 민주당의 개혁 세력이었던 ‘조금박해’는 모두 당의 무대 전면에서 사라졌습니다. 조응천 의원과 금태섭 전 의원은 개혁신당 소속이 됐고, 김해영 전 의원은 정치 활동을 중단했습니다. 이제 민주당은 사실상 ‘야당’이 없는 완전한 1인 지배 체제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