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리커창 전 중국 총리의 갑작스러운 죽음이 중국 정치 리더십에 어떤 영향을 몰고 올지를 짚어 봤습니다.


리커창 사후, 중국 정치 리더십 '경직성 리스크'

지난 3월 22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20차 전국인민대표대회 폐막식 도중에 리커창 총리와 시진핑 주석이 보는 가운데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불만어린 표정으로 떠밀리다시피 퇴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2013년부터 지난 3월까지 10년간 총리를 역임한 리커창(李克强)의 갑작스러운 사망은 중국 정치에 어떤 파문을 일으킬까. 시진핑(習近平·70) 국가주석의 1인 지배체제에는 어떤 영향을 줄까. 중국 정치는 더 효율적으로 바뀔까, 아니면 리더십이 더 경직돼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할까.

외신에 따르면 리 전 총리는 지난 10월 26일 상하이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갑자기 심정지가 발생했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응급조치를 취했지만 끝내 지난달 27일 새벽에 숨을 거뒀다. 건강이 좋지 않았다지만 1955년생이니 이제 겨우 68세다. 마오쩌둥(毛澤東83세)·덩샤오핑(鄧小平·93세)·장쩌민(96세) 등 정치적 지위가 높을수록 장수하는 경향을 보인 역대 중국 지도자들 사례를 고려하면 너무 이른 죽음이다.

일각에서 "리 전 총리의 시신을 부검하고 국가 차원의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가볍게 묻혔다. 베이징으로 운구된 리 전 총리의 유해는 지난 2일 화장됐다. 톈안먼 광장이 통제되고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되는 등 삼엄한 가운데 장례식이 치러졌다. 최악의 청년 실업률로 사회적 불만이 고조된 상황에서 자칫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숨진 1976년과 후야오방(胡耀邦) 총서기가 숨진 1989년처럼 리 전 총리의 사망 소식이 민주화 시위 사태를 촉발할까 전전긍긍한 공안 당국의 통제도 어느 때보다 강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