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앙일보 프리미엄 디지털 서비스 구독자 여러분. 매주 월, 수요일 아침 뉴스 내비게이션 레터 서비스를 통해 주요 시사 현안을 정리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정치권 풍조를 조명했습니다.


정치인의 ‘왓어바우티즘’ … 도덕성 파탄의 길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에 대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이 지난 18일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의원직 상실이 결정된 것입니다. 따라서 ‘전 의원’이 정확한 호칭입니다. 2020년 1월에 기소가 됐으니 재판에 3년 8개월이 걸렸습니다.

최 전 의원의 죄는 자신이 속한 로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이 인턴으로 근무한 것으로 허위 경력 증명서를 만들어 줬다는 것입니다. 최 전 의원은 조 전 장관 아들이 실제로 인턴 근무를 했다, 그 경력 증명서는 대학 입시에 별로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자료다 등으로 항변했습니다. 항소심에서는 그 증명서를 검찰이 입수하는 과정에 위법이 있었다고 검찰과 맞섰습니다. 이것은 다소 복잡한 법리 문제이므로 생략하겠습니다.

어찌 됐든 대법원 판결로 유죄가 확정됐으니 뭔가 사과의 말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없었습니다. 그는 “그간 남용되고 무분별하게 이뤄졌던 압수수색의 절차나 피해자 인권 보장과 관련한 획기적인 진전이 있는 판결이 나오길 기대했는데 헛된 기대가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조국 전 장관과 그의 주변 사람들은 ‘입시 부정’의 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 바탕에는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다들 그러했다는 생각이 깔려 있는 것 같습니다. 관행처럼 다들 가짜 ‘스펙’을 만들었는데, 검찰이 조 전 장관 가족을 표적으로 삼아 문제를 만들었다고 주장합니다. 

‘whataboutism(왓어바웃티즘)’이라는 영어 신조어가 있습니다. 몇몇 사전에도 등록된 단어입니다. 문제를 지적당하는 사람이 what about you? (너네는?), what about them? (재들은?) 등의 말로 뻔뻔하게 되받아치 풍조를 일컫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