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의 주말을 보다 풍성하게 만들어줄 뉴스레터 서비스 ‘문화 비타민’입니다. 매주 금요일 음악ㆍ방송ㆍ영화ㆍ문학ㆍ미술 등 각 분야를 담당하는 중앙일보 문화팀 기자들이 놓치면 아쉬울 문화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주는 공연을 담당하는 홍지유 기자의 이야기입니다. 


뮤지컬 '오리지널 내한'의 진실 

뮤지컬 시카고 공연 중인 록시 하트 역의 케이티 프리든(가운데). [사진 신시컴퍼니]

지난 6일 뮤지컬 '시카고'가 막을 내렸습니다. '시카고'는 브로드웨이에서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두 번째로 롱런한 스테디셀러인데요. 연초부터 뮤지컬 팬들을 흥분케 한 이 작품은 개막 수개월 전부터 '25주년 기념 오리지널 내한'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2군 배우' 공연이었다는 불만이 뮤지컬 팬들 사이에서 터져 나왔죠. 

'오리지널 내한'의 조건은 뭘까요? 뮤지컬 '시카고'는 1975년 6월 3일, 뉴욕 브로드웨이 46번가 극장에서 첫 공연을 올렸습니다. 그러니까 뮤지컬 시카고의 '오리지널 내한 공연'이라고 하면 '본진'인 뉴욕의 브로드웨이에서 현재 공연 중이거나 아니면 공연을 했던 배우들이 한국에 오는 것이라고 기대하는 팬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한국에 올 정도로 인기가 많은 대작 뮤지컬은 본진에서도 계속 공연 중인 경우가 많기 때문인데요. 뮤지컬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의 인기 작품들은 한국과 달리 폐막 시기를 정하지 않고 수년 동안 원캐스팅으로 공연을 올립니다. '진짜 오리지널' 배우들을 한국에 데려오기가 어려운 이유죠.

그렇다면 내한 공연을 하는 외국인 배우들은 누굴까요? 뮤지컬이 브로드웨이에서 흥행하면 제작사는 '월드투어'나 '북미투어' 팀을 따로 꾸립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은 브로드웨이에서, 미국 투어 팀은 뉴욕 외 지역에서 공연하는 거죠. 

미국 지방을 순회하는 배우는 상대적으로 무명이거나 아예 신인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번 시카고 내한 공연에서 주인공 벨마를 맡은 배우 로건 플로이드는 미국 유티카 시카고 공연(2022년 10월)으로 데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신인입니다. 이 때문에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를 쓰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표현하는 팬들도 있습니다. 한마디로 과대광고라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