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뉴턴도 당했다...공매도가 뭐길래

[Point.1] 공매도

이번 주 증시는 온탕과 냉탕을 오가고 있습니다. 일요일이었던 지난 5일 금융당국이 기습적으로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영향이 큽니다. 공매도 금지 첫 날이었던 6일엔 코스피가 역대 최대 폭(134.03포인트, 5.66%)으로 상승해 단숨에 2500선에 올라섰지만, 그 다음 날인 7일 다시 급락(-58.41포인트, -2.33%) 했습니다. 8일에도 하락세가 이어졌습니다. 코스닥의 변동성은 더 컸는데요. 6일엔 7% 넘게 오르며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변동성 완화 장치)가 발동됐는데, 7일엔 급락에 따른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내년 6월 말까지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 이번 조치는 금융당국이 기존에 공매도 규제를 시장 상황에 따라 해제하겠다는 입장을 180도 뒤집은 건데요. 때문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개인 투자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정책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먼저 판 다음 주가가 하락하면 싼 값에 사들여 빌린 주식을 되갚는 투자 전략입니다. 주가가 내려야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의 주범인 공매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학계나 증권업계에서는 공매도가 주가 하락을 야기한다는 근거는 없다고 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영향을 줄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그 상관 관계를 밝힐 수 없다는 거죠. 실제로 앞서 우리가 공매도를 금지했던 2008년 세계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사태 때도 주가는 오르기도,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오히려 공매도를 제한하면 가격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변동성이 커지며 시장 거래가 위축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자본시장연구원 ‘공매도 규제 효과 분석’)

그럼에도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싫어합니다. 다른 사람의 불행(주가 하락)으로 막대한 부를 이룬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감정선을 건드리기 때문이죠. 사실 공매도에 대한 분노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어졌습니다. 특히 불법 공매도 세력들이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거짓 소문을 퍼뜨리는 일들을 겪어보니 공매도는 대중들에게 부정적 이미지로 각인돼 있죠.

세계 최초의 주식시장인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거래소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1609년 무역회사인 동인도회사의 최대 주주였던 아이작 르 메르는 자금 횡령으로 회사에서 쫓겨나게 됩니다. 회사에 복수도 하면서 큰 돈을 벌 생각을 고민한 그는 공매도 작전에 돌입했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공매도였죠. 그는 주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거짓 소문까지 퍼뜨렸습니다. 주가는 떨어졌지만 회사도 반격에 나서죠. 당시 회사 측은 “공매도가 고아와 과부 같은 순진한 투자자들에게 측량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친다”며 당국에 공매도 금지를 촉구해 관철시켰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공매도도 금지를 당한 것입니다.

공매도는 인류 최고의 천재로 꼽히는 아이작 뉴턴에게도 큰 시련을 줬습니다. 뉴턴은 1720년 남해회사 주식을 샀다가 90% 넘는 손실을 봤다고 하죠. 당시 남해회사는 서인도제도와 남미 무역 독점권 확보를 호재 삼아 투기 광풍이 불었습니다. 소량의 주식으로 돈을 벌자 뉴턴은 보유 재산을 다 쏟아 붓고 돈까지 빌려 주식을 더 샀는데요. 버블은 2개월 만에 터졌습니다. 공매도 세력들이 “식민지에 금은 없고 벌레만 들끓는다”는 공매도 세력의 가짜 뉴스 공세 때문이었어요.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됐습니다. 뉴턴은 이때  “천체 움직임은 계산했지만, 인간 광기는 계산하지 못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기기도 했죠. 당시 영국에서도 공매도에 대한 비난이 비등해 1734년 공매도가 법으로 금지됩니다.

나폴레옹도 공매도 제도를 극도로 혐오했던 행정가로 유명합니다. 그는 18세기 당시의 공매도 세력들을 반역죄로 간주하고 감옥에 구속시키는 강력한 통치를 시행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도 공매도와 관련된 사건·사고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무차입 공매도를 금지하게 만들었던 2000년 우풍상호신용금고의 공매도 주식 결제불이행 사건이 있습니다. 공매도로 꽤 짭짤한 수익을 올렸던 우풍금고 주식운용담당자는 성도이엔지라는 코스닥 기업을 공매도 하기로 합니다. 주식을 빌리지도 않고 매도부터 했던 무차입 공매도였습니다.

문제는 성도이엔지의 유통 주식 수보다 많은 수량을 공매도했다는 점입니다. 당시 이 주식엔 시세 조정 세력이 붙어 있었는데 이들이 우풍금고의 공매도 포지션을 알아차렸고 유통 물량 대부분을 매수해버립니다. 우풍금고는 주식을 사서 갚아야 하는데 시장에서 주식을 살 수 없는 상황이 된거죠. 이 소식이 시장에 퍼지자 주가는 연속 상한가가 나올 정도로 급등합니다. 주식을 구할 수 없었던 우풍금고는 결제일에 주식을 채워 넣지 못해 결제불이행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합니다. 결국 우풍금고의 주인은 바뀌었고, 거래 증권사였던 대우증권이 성도이엔지 대주주에게 읍소해 겨우 주식을 받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후 금융 당국은 무차입 공매도를 전면 금지하게 되죠.

삼성증권의 유령주식 배당 사건도 유명합니다. 2018년 삼성증권은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에 주당 배당금 1000원을 지급하기로 했는데요. 직원의 실수로 1주당 1000원이 아닌 1000주가 배당됩니다. 이때 배당된 주식은 28억1295만주로 100조원이 넘는 규모였어요. 삼성증권의 주식 발행 한도를 수십 배 뛰어넘는 규모여서 ‘유령 주식’이란 말이 나왔죠. 문제는 이 과정에서 일부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았는데 500여만주의 거래가 실제로 체결됩니다. 이 일로 삼성증권 주가가 10% 넘게 급락하며 애꿎은 투자자들만 피해를 봤는데요. 사태는 수습됐지만, 있지도 않은 주식이 시장에서 팔리는 모습을 본 투자자들은 금지된 무차입 공매도가 쉽게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개인 투자자들에게 공매도 제도에 대한 불신을 키웠던 겁니다.

이렇게 말 많고 탈 많은 공매도가 다시 한 번 금지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당장 주가의 흐름보다 내년 6월 이후가 중요하다고 합니다. 금융당국이 그때까지 투자자들 모두가 납득할 만한 개선된 공매도 제도를 들고 와야 한다는 거죠. 그렇지 않는다면 총선용 포퓰리즘 정책으로 한국 주식 시장의 신뢰도만 떨어뜨린 결과만 초래하게 될 거니까요.

[Point.2]'고금리 장기화'의 균열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던진 ‘고금리 장기화(Higher for Longer)’란 화두에 전 세계 자산 시장은 대체로 수긍하는 분위기죠. 여기 시장을 움직이는 ‘대명제’에 ‘노(No)’라며 반기를 든 이가 있습니다. 마경환 GB투자자문 대표입니다. 그는 미국계 자산운용사 프랭클린템플턴 서울사무소의 리테일영업 본부장으로 일했고, 채권 투자의 ‘바이블’로 꼽히는『채권 투자 핵심 노하우』의 저자이기도 하죠.

그는 머니랩과의 인터뷰에서 “ ‘고금리 장기화’는 지속하기 어렵다”며 내년 상반기 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했습니다. 고금리 장기화라는 대전제가 깨질 수 있는 여러 균열을 발견했다면서죠. 대표적인 게 미국 재무부가 국채 발행 속도 조절에 들어간 점입니다.

마 대표를 만나 각종 균열의 징조와 그 속에서 발견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물었습니다. 균열 속에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는 “Fed가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금리 인하로 선회할 가능성이 큰 만큼 지금부터 국채를 꾸준히 사 모으라”고 조언합니다. 한마디로 지금은 “채권을 사야 할 타이밍”이란 이야기죠. 높은 금리 수준인 미국 단기채, 장·단기채 모두 유망한 한국 국채, ‘흙 속의 진주’로 불리는 브라질 국채를 ‘콕’ 집어 추천했습니다. 마 대표의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시죠.

“美, 내년 상반기엔 금리인하…한국·브라질 국채 사 모아라”

[Point.3]The JoongAng P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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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4]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

Feat. 에코프로 목표주가 42만원 (8일 종가는 73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