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옷감 개발, 무봉제 접착 방식으로 옷 지어…“지속가능한 패션 꿈”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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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1호 18면

한국 패션산업 미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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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패션’의 선두주자 ‘파츠파츠(PARTsPARTs)’를 운영하는 임선옥(사진1) 디자이너가 ‘제17회 코리아패션대상’ 패션기업 대표자 부문에서 대상인 대통령표창을 수상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패션산업협회는 지난달 4일 서울 대치동 섬유센터 3층 이벤트 홀에서 패션·봉제업계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24년 대한민국 패션대상’ 행사를 개최했다. 이 상은 패션인과 봉제인 등 패션산업 발전에 기여한 유공자 포상과 신진 디자이너 오디션 시상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올해는 패션·봉제산업 유공자를 포상하는 ‘코리아패션대상’과 ‘패션봉제산업인상’, 신진 디자이너를 시상하는 ‘K패션오디션(대한민국 패션대전)’ 3개 부문을 시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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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표창 수상자인 임선옥 디자이너는 2010년 파츠파츠를 설립한 후 ‘뉴 네오프렌(New Neoprene)’이라는 소재를 개발해 무봉제 접착 방식으로 의류를 생산해왔다. “통상 옷 한 벌이 완성되기까지 적게는 5~15% 정도의 원단 폐기물이 발생해요. 친환경이라고 알려진 소재들이 실은 염색 등 생산 과정에서 환경을 파괴하는 더 많은 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있죠. 원단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하거나 완전히 없애려는 노력을 지속해 오면서 생각했죠. 마치 옷이 부품처럼 조립돼 낭비 없이 옷의 각 부분을 나누고 고유의 디자인 미학으로 조합된다면 네오프렌 단일 소재로도 시즌과 트렌드를 넘어 순환경제를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사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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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네오프렌은 폴리 소재지만 심리스(seamless) 제조 방식과 무봉제 접착 기법으로 제작돼 우수한 내구성을 갖는 것은 물론, 물세탁 후 건조만으로도 손쉽게 케어가 가능해 물과 세제 사용을 줄일 수 있다. 구김이 안 생기고 컬러 발색도 좋다. 여기에 파츠파츠만의 독보적인 디자인까지 더해지면 오래 두고 입을 수 있는 옷이 완성된다(사진2). 폐기물이 됐을 때 자연분해 되는 천연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쓰레기를 덜 만드는 방법으로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옷을 만들어 폐기물 자체를 줄이는 발상도 필요하다.

디자인 단계부터 버려지는 원단 조각이 없도록 기획하고 설계해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고 자원 낭비를 방지하는 제로웨이스트 시스템을 구축해 온 그는 제조공정 연구과정을 공개하고 철학을 공유하기 위해 2019년부터 파츠파츠 랩을 오픈해 다양한 워크샵을 열고 있다. 지금까지 홍익대 패션대학원, 연세대 의류환경학과, 삼성디자인 SADI 등 국내 대학과 패션 기업은 물론 미국 필라델피아 드렉셀대학교, 상하이 건교대학교 등 해외 패션 관련 대학들이 매년 랩을 방문해 지속가능 패션과 생산 공정을 경험하고 있다.

향후 목표를 묻자 임 디자이너는 “한국의 무인양품(무지)이 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일본의 무인양품이 독특한 철학과 미감으로 라이프 스타일 장르의 고유명사로 세계인에게 각인된 것처럼, 네오프렌 소재의 효율성과 미감이 일상용품으로 인식되고 적극 사용돼서 제로웨이스트 라이프 스타일의 대표 장르가 되길 바래요. 지속가능한 패션은 우리가 꼭 실천해야 할 미래기도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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