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메이플밸리! 캐나다는 왜 ‘AI 성지’ 됐나 [글로벌 AI위크① 캐나다]

  • 카드 발행 일시2023.11.06

Today’s Topic,
글로벌 인공지능 R&D의 중심
캐나다 메이플밸리가 뜨는 이유

‘단풍국’에 인공지능(AI) 바람이 분다. 캐나다를 ‘자연 경관이 아름다운 관광대국’이나 ‘세계 4위의 산유국’ 정도로 알았다면, 이 나라의 절반만 아는 것. 캐나다는 각종 AI 국가 지표에서 상위권을 휩쓰는 우등생이다. 미국의 싱크탱크 매크로폴로가 집계한 톱티어(상위 20%) AI 연구자가 많은 국가 순위에서 미국, 중국, EU에 이은 4위다. 영국 데이터분석업체 토터스 인텔리전스가 발표한 글로벌 AI 지수에서는 5위에 올랐다.

특히 캐나다 최대 도시 토론토는 전 세계 AI 연구개발(R&D) 인재와 자본을 흡수하고 있는 허브다. 지난 1년간 전 세계를 휩쓴 챗GPT는 딥러닝(deep learning, AI의 심층학습) 기술의 도약을 끌어낸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명예교수의 연구에 빚을 지고 있다. 토론토대 한 곳에서만 오픈AI의 공동창업자 일리야 수츠케버, ‘오픈AI의 맞수’ 코히어를 창업한 에이단 고메즈, 일론 머스크의 AI 기업 xAI의 지미 바 토론토대 교수 등 걸출한 AI 신진 인재들이 쏟아졌다.

기업들도 토론토에 AI 연구 기지를 두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등 내로라하는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한국의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도 토론토를 거점으로 점찍었다. 미국 실리콘밸리도 아닌 토론토가 이토록 ‘AI 인싸’ 도시가 된 비결은 뭘까.

지난달 초 직접 토론토를 찾아 ‘AI 대부’ 힌턴 교수를 비롯한 캐나다 AI 생태계의 핵심 인물들을 만났다. 모든 나라가 ‘AI 리더’가 되겠다고 자처하는 이때, ‘전 세계의 AI 연구소’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는 캐나다는 어떤 꿈을 꾸고 있나.

💬목차

1. 단풍국의 빅픽처
2. AI 연구 맛집, 비결은
  + 토니 개프니 벡터연구소 CEO 인터뷰
3. 윤리 없이 발전 없다
  + 팀 챈 토론토대 산학협력 총괄 교수 인터뷰
4. 캐나다가 잘하는 AI는?
5. 메이플밸리, 남은 고민은

한호정 디자이너

한호정 디자이너

1. 단풍국의 빅픽처

지난달 3일 캐나다 토론토의 마스 디스커버리 디스트릭트의 외부. 김남영 기자

지난달 3일 캐나다 토론토의 마스 디스커버리 디스트릭트의 외부. 김남영 기자

지난달 3일 오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퀸즈파크역 앞. 캐나다 최대의 혁신 창업 허브인 ‘마스 디스커버리 디스트릭트(MaRS Discovery District)’다. 입주 스타트업 직원들과 맥북을 든 후드티 차림의 엔지니어들이 잰걸음으로 출근 중이었다.

이 건물 웨스트타워 7층엔 캐나다 3대 AI 연구소 중 하나인 벡터연구소가 있다.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은 물론 캐나다의 대형 은행‧병원, 연방‧주 정부까지 AI를 매개로 왕성하게 협업하는 이 기관은 불과 6년 전 설립됐다. ‘챗GPT 모먼트’ 이전부터 캐나다는 연방정부 차원에서 AI 연구개발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3대 연구소를 세웠다. 빠르게 나선 덕분에 현재까진 성적표가 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