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 “졌지만 이겼다”…박용진을 위한 엘레지

민주당 공천의 마지막 관심사였던 박용진 의원이 끝내 지역구 경선에서 져서 탈락했다. 이로써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집약되는 민주당 공천은 사실상 끝났다.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로 분류하면서 득표율 30% 감산 페널티를 부과했을 때 이미 예상했던 결과이긴 하다. 그러나 박 의원은 “민주당을 복원하겠다는 각오로 가랑이 사이를 기는 치욕을 견디겠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분투했다.

오늘자 신문들은 좌우 구분 없이 박 의원의 공천 탈락 소식을 안타까운 시각으로 보도했다. ‘비명횡사 공천의 완결판’이라거나 ‘시스템 공천을 빙자한 학살’이라는 해석을 붙였다. 박 의원의 탈락을 “우리 정치에서 다양성과 포용의 가치가 싹이 말라가고 있다”고 진단한 동아일보 사설의 관점에 큰 이견이 없다. 다만 박의원 공천 결과나 공천 이후의 선택에 대한 분석과 주문은 매체간에 조금씩 차이를 보여준다. 조선일보는 칼럼을 통해 박용진의 탈락이 잘못된 것이며, “선거에 도움이 될 리도 없다”고 비판한다. 반면 경향신문 칼럼은 “박용진은 졌지만 이겼다”면서 “분노를 앞세우고 길을 나서지 마라”고 당부한다.

-Pick! 오늘의 시선

동아일보 사설

사설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일찍이 “박용진 의원이 공천 걱정하지 않는 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지만 결과는 예상대로였다고 지적한다. 박 의원을 “진보적 성향이면서도 합리적 소신의 정치인”으로 평가하고 ‘유치원 3법’ 통과, 21대 총선 서울 지역 민주당 최고 득표율 기록 등의 실적과 기록도 제시한다. 다만 주류나 대세와는 거리가 멀었던 박 의원의 공천 탈락은 “갈수록 황페해지는 정치 사막화의 한 단면일 것”이라고 비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