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 봉쇄’ 북한, 중국 다녀온 여성 1명 확진

중앙일보

입력 2020.02.08 00:26

수정 2020.02.08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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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중국·러시아 국경을 전면 봉쇄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였던 북한에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7일 파악됐다. 대북 소식통은 이날 “중국을 비롯해 국제적으로 신종코로나가 확산되자 북한은 외국을 다녀온 모든 사람을 일정 기간 격리하고 전수검사를 실시 중”이라며 “이 가운데 중국을 방문했던 평양 주민 한 명이 최근 의심 증상을 보였고, 북한 보건당국 검사 결과 확진자로 판정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확진자로 판정받은 사람은 평양에 거주하는 여성으로, 이 여성을 접촉한 모든 사람을 격리한 상태”라며 “아직 추가 확진자가 있다는 정보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송인범 북한 보건성 국장이 지난 2일 조선중앙TV에 출연해 “아직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확진 판정은 이번 주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은 채 “중앙비상방역지휘부 분과들이 사업 직능과 임무 분담을 재조직했다”고 전했다. 당국은 북한이 치료약 개발에 나서고 비상방역지휘부 업무를 전환한 것은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예방과 함께 치료의 필요성이 생겼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북한 심장부인 평양에서 감염자가 발생함에 따라 다른 지역에서도 추가 환자가 발생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신종코로나 확산 여파로 8일로 예정된 제72회 건군절 행사 등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가 5주년, 10주년 등 정주년은 아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미국을 비난하며 정면돌파를 강조한 상황인 만큼 새로운 무기를 공개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하지만 지난달 말 이후로는 아무런 동향을 보이지 않았는데, 신종코로나로 행사를 취소한 듯싶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5일 설 기념공연 관람 이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도 위축될 수 있다. 이기동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최고지도자 신변이나 건강에 0.1%의 위험이 있어도 주변에서 활동을 막는다”며 “평양에서 확진자도 발생한 만큼 김 위원장의 외부 활동도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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