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REPORT]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악산(1708m)의 두 번째 케이블카인 오색케이블카 설치 논란은 40년이나 묵었다. 관광자원 확대로 살길을 찾는 강원도·양양군 주민과 자연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가 맞서고 있다. 오색케이블카는 이렇게 찬성과 반대, 추진과 무산이 반복됐다. 노선도 오색관광지구에서 대청봉 하단(4.6㎞, 국립공원위원회 2012년 부결), 관모능선 인근(4.5㎞, 2013년 부결), 끝청 하단(3.5㎞, 2015년 조건부 승인)으로 계속 바뀌었다.
설악산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산 1위(한국갤럽)다. 2위는 국립공원 1호 지리산이다. 설악산은 국립공원 지리산보다 3년 늦은 1970년에 제5호로 자리매김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지리산을 국립공원으로 먼저 지정한 이유는 바로 ‘개발’이었다. 그렇다고 설악산이 개발에서 자유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듬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케이블카 사업을 추진하는 양양군의 행정심판을 받아들이면서 기사회생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 재보완을 요청하자 이에 반발한 강원지역 번영회연합회와 지역주민들이 지난해 6월 권익위에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지난 2월 전현희 권익위원장이 현장 방문을 하자 ‘대선을 앞둔 선거 운동’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오색케이블카 불을 키웠다. 지난 대선 때 주요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내세웠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당시 “오색과 설악 산봉우리를 연결해 스위스의 알프스와 같이 만들겠다”며 강원도 발전을 위한 오색케이블카 추진 등 5대 거점별 개발 공약을 내세웠다. 이재명 후보도 “환경 훼손 최소화 전제로 추진”을 밝혔고, 안철수 후보 역시 “주민 동의 최우선”을 조건으로 내걸며 찬성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지난 지방선거 때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달 9일 추경호 경제부총리를 만나 내년 정부 예산안에 케이블카 지원금 50억원을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 강원도·양양군은 지난 5월부터 환경부와 이행 가능성이 큰 합의안을 도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정대로 인허가 단계를 밟으면 2024년 착공, 2026년 운행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환경영향평가와 국회 예산 심의 등의 절차도 관건이지만, 찬성과 반대로 갈라진 민심을 봉합해야 한다. 설악산은 첩첩산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