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를 신고 하는 등산은 에너지를 방전하지만, 맨발로 등산하면 에너지를 충전한다. 땅속으로부터 맨발을 통해 자유전자의 지속적인 공급이 이루어져서다.
지구의 모든 땅은 살아 있다. 그 땅에서 뭇 생명이 잉태하고 생장한다. 그리고 그 땅에 뿌리를 박거나 땅을 밟고 뭇 생물들이 살아간다. 단지 촉촉한 물기 때문만이 아니다. 땅속에서 생명의 자유전자가 올라와 정밀한 전기공장 같은 뭇 생명체들의 생명 활동을 돕도록 전기적으로 충전하기 때문이다.
그 충전 덕분에 뭇 생명체의 각 기관과 세포가 생생히 살아 움직인다. 세포 내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에서는 에너지대사의 핵심물질인 ATP(아데노신삼인산)을 힘차게 생성한다. 맨발로 땅을 밟으면 몸이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에너지가 충전되며 힘이 펄펄 남아도는 이유다.
그렇게 땅을 밟으며 건강하게 살도록 조물주는 우리의 인체를 설계했다. 땅을 생명의 배터리로 준비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살아 있는 땅과의 직접적인 접촉과 접지(earthing)가 필수다. 충전을 위해 우리의 몸이 생명의 배터리와 연결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포항시는 맨발로(路)라 명명한 20개의 맨발 산책길을 만들었다. 전 시가지를 맨발로 걸을 수 있는 흙길로 연결하는 정책(GreenWay프로젝트)을 추진하고 있다. 포항시를 찾기 위해 동대구역에서 잠시 환승 열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잠시라도 땅을 맨발로 밟자며 일행과 함께 역사(驛舍) 안에 있는 화단에 신발을 벗고 올라섰다.
이상하게도 그 땅에서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건조하고 밋밋하고 무덤덤했다. 한마디로 죽어 있는 땅이었다. 건물 옥상에 인위적으로 만들어 놓은 땅이기 때문이었다. 지구와의 연결이 끊어진 흙무덤이었고, 그래서 땅의 기운인 지기(地氣)도, 에너지도, 땅속 자유전자의 충전도 끊겨져 있었다. 살아 있는 땅과 죽어 있는 땅과의 극명한 대비를 확인한 순간이었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 현대인 대부분이 살아가는 방식은 어떠한가. 절연체인 신발을 신고, 부도체인 아스팔트나 시멘트, 우레탄 길을 걸으며 살고 있다. 이중 삼중으로 생명의 대지와 연결이 차단돼 있다.
그로 인해 일상에서 우리는 내내 피곤함을 느낀다. 급기야 뭇 질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는다. 세포 속 원자핵의 궤도를 도는 짝을 잃은 전자인 활성산소에 전자의 공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활성산소가 성한 세포를 공격하게 된다. 전자의 부족으로 혈액 속 적혈구의 표면 전하가 낮아져 혈액이 끈적끈적해지며 혈류를 늦추고 심할 경우 혈전이 되어 심혈관질환, 뇌 질환의 원인도 된다. 그리고 면역력이 떨어지고, 면역계의 작동에 필수적인 ‘전자의 결핍’(electron deficiency)으로 인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의 공격에 취약해질 뿐만 아니라, 면역계가 피아를 구분 못 하고 자기 세포를 공격하는 숱한 자가면역질환의 고통에도 직면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살아 있는 땅이 아닌 죽어 있는 땅, 부도체의 신발을 신고 사는 삶의 결과다.
중국 고대의 사상가인 노자는 인법지(人法地)라 하였다. ‘사람은 살아 있는 땅을 밟고 살아야 한다’는 천리(天理)를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대부분 고무 밑창의 신발로 인해 생명의 배터리인 땅과의 접지가 차단된 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 모두가 오늘날 암이나 심뇌혈관질환 등 비감염성 만성질환은 물론 코로나19와 같은 감염성 질병의 질곡 속에 빠져 고통스러워하고 있음이 바로 그러한 인법지(人法地)의 천리를 거스르며 생명의 배터리인 땅과의 접지가 차단된 삶을 살고 있기 때문이 아닌지 자성해 볼 일이다.
◇수정
가고문 중 '여성들은 맨발 등산 후 바로 빨래하고 청소하고 김치까지 담근다'는 문장에서 '여성들은'을 삭제했습니다. 박동창 회장은 "회원 사례를 소개한 부분인데, 성 역할의 고정 관념에 대한 문제를 고려하지 못했다"며 글을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