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악재에 금융시장 요동
19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보다 42.84포인트(1.63%) 하락한 2591.86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장중 전일보다 81.15포인트(3.08%) 하락하며 2553.5까지 하락했지만, 장 후반 낙폭을 줄였다. 코스닥도 이날 전일보다 13.74포인트(1.61%) 하락한 841.91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일보다 9.3원 내린(환율 상승) 1382.2원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코스닥 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225지수(-2.66%), 대만 자취안지수(-3.81%), 중국 상하이종합지수(-0.29%) 등 아시아 주요 증시도 급락했다. 특히 닛케이225지수는 장중 3.5% 가량 하락하기도 했다.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은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가했다는 주요 외신 보도 이후 요동쳤다. 다만 이란이 추가 대응을 자제하며 오후엔 증시가 낙폭을 만회하는 등 공포는 다소나마 진정됐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도 아시아 금융시장의 부담 요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하는 등 매파(긴축 선호)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8일(현지시간) “데이터가 우리 목표 달성을 위해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대비 3.5% 올라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4월 2주차 신규실업수당청구 건수는 21만2000만건으로 전망치(21만5000건)를 밑돌았다.
중동발 불안감이 커지며 이날 한때국제유가가 치솟았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정오쯤 전일보다 3% 이상 오르며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섰다. 중동 지역은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상승할 경우 물가 상승을 자극해, 고금리가 상당 기간 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동발 불안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며 금값도 온스당 다시 240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며 정부 움직임도 바빠졌다. 미국 출장 중인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워싱턴 D.C.에서 화상 연결로 긴급 대외경제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최 부총리는 “에너지와 수출입, 공급망 등 직접적인 차질은 없으나 주말에도 비상 대응반을 계속 가동해 밀도 있는 대응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당국도 이날 긴급 시장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은 필요하면 94조원 규모의 시장 안정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가동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