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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본토 보복 공습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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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6호 01면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군사시설을 보복 공습했다. 지난 13일 이란이 무인기와 미사일 등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6일 만이다.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가한 여성이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 중부 이스파한의 군사시설을 보복 공습했다. 지난 13일 이란이 무인기와 미사일 등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지 6일 만이다. 이날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 반이스라엘 집회에 참가한 여성이 항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새벽 이란을 보복 공습했다.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한 지 6일 만에 이란 본토 공격을 감행했다. 지난 1일 이스라엘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습 이후 양 국 간 군사적 공방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외신들은 이스라엘의 대 이란 보복 공격은 목표를 군사시설에 국한시켜 수위를 조절한 제한적 공격이라고 보도했다.

CNN 등은 이날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이스라엘이 이란 중부 이스파한 지역의 군사시설을 목표로 미사일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복수의 이스라엘 국방 관계자는 뉴욕타임스(NYT)에 “이란에 대한 첫 번째 군사적인 대응을 했다”고 이번 공격을 인정했다.

일부 외신은 이란 현지에서 나오는 ,정보를 토대로 “이스라엘이 이번 공격에 무인기(드론)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NYT에 “공격에 사용된 드론이 이란 내부에서 발사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스파한에서 북쪽으로 약 800㎞ 떨어진 타브리즈 지역에서도 소형 드론을 격추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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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13일 이란이 이스라엘 내 복수의 군사시설을 대상으로 330여 기의 미사일·드론 공격에 나서자 수차례 전시 내각을 소집하고 ‘보복’을 대내외에 선언했다. 하지만 언제 어떤 형태로 보복할 것인진 밝히지 않았었다.

이스라엘이 이날 새벽 4시쯤 공습한 곳은 이스파한 공항 인근의 공군 기지다. 이란군은 “미사일 방어체계가 모두 막아냈다”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공격 규모나 피해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한때 이란 영공이 폐쇄되면서 항공기들이 회항하거나 운항이 중단되는 사태도 일어났다. 하지만 상황이 해제된 이후 운항을 재개했다고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전했다.

이스파한은 연구용 원자로 등 이란의 핵시설이 있는 곳이다. 이와 관련, 마크 키미트 전 미 국무부 부차관보는 BBC에 “이스파한은 이란 핵 개발 프로그램의 중심지”라면서 “이스라엘이 가장 두려워하는 건 이란의 미사일이 아닌 핵 능력이기 때문에 공격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6일 만에 이란에 보복 공격미·IAEA “핵시설은 공격 안했다”

그간 이란도 이스라엘의 핵시설 공격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번 공습 전날에도 아흐마드 하그탈라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핵안보 담당 사령관은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이 우리의 핵시설을 공격한다면 그들의 핵시설도 첨단 무기로 고스란히 보복당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그래픽=양유정 기자 yang.yujeong@joongang.co.kr

하지만 이날 이스라엘의 미사일 공격 이후 미 정부 관계자는 “핵시설은 공격 목표가 아니었다”(CNN)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날 “이란 핵 시설에 피해가 없었다”며 “상황을 매우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다른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공습한 공군 기지는 지난 13일 이스라엘 본토 공격이 시작된 곳”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이번 공격이 ‘보복 차원’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공습 목표를 선정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공교롭게도 이스라엘의 공습일이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85세 생일이란 얘기도 나왔다.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이란의 최고 지도자 역할을 해온 중동에서 가장 오래 재임한 통치자다.

이와 관련, 미국은 공습 전날 이스라엘 측으로부터 “24~48시간 이내에 보복 작전에 나설 것”이란 내용의 사전 통보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CNN에 “(사전 통보를 받았기 때문에 이스라엘의 공습에) 우리는 놀라지 않았다”면서도 “우리는 그런 대응을 지지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공습 전날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전화 통화로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 대응 및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지원 등 중동 상황 전반에 대해 논의했다. 이때 이스라엘 측이 미국에 보복 공습에 대해 설명하고 양해를 구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 1일 이스라엘이 이란 영사관을 공격했을 당시엔 미국은 겨우 몇 분 전에야 사전 통보를 받았다. 이틀 뒤 오스틴 장관은 갈란트 장관에게 “이스라엘의 공격은 해당 지역에 있는 미군을 위험에 빠뜨렸다”며 강력히 항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이스라엘이 미국에게 군사 정보를 더 자세히 공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의 이번 공습과 관련, 전문가 사이에선 “제한적인 형태의 ‘팃포탯(Tit-for-Tat: 상대가 가볍게 치면 나도 가볍게 친다)’ 보복에 나선 것”이란 풀이가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이 확전을 원치 않는다고 분명히 선언한 만큼 이스라엘도 이란처럼 민간인 피해가 없는 군사적인 목표물만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내외에 무력한 모습을 피하기 위해 제한적이면서 비례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본토 보복 공격에 국제사회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요국들은 사태 확산을 막기 위해 무력 도발 자제를 촉구했다. 특히 서방국들은 이란에 추가 경제 제재를 가하며 이스라엘을 달래는 등 확전 방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이스라엘의 공습에 앞서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은 18일 이란 드론 생산과 관련된 기업 2곳과 개인을 제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란이 13일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드론인 ‘샤헤드’의 엔진 등을 생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란 최대 철강회사인 후제스탄 철강에 원자재를 공급하거나 이 회사의 완제품을 구매하는 기업 5곳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철강 수출로 수익을 창출해 무력 지원에 나섰다는 이유에서다. 영국도 이란의 드론과 탄도미사일 산업에 관련된 개인과 기업들을 함께 제재 조치한다고 밝혔다.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을 비난하고 나섰다. 중동에서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오만은 외무부 성명을 통해 “이 지역에서 반복되는 이스라엘의 군사행동을 비난한다”고 밝혔다. 중국도 거들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이 사안과 관련해 긴장 상승을 유발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이 중동 당사국들과의 논의에 더 관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긴장 상승 유발 행위에 반대한다는 말을 반복하며 “중국은 계속해서 국면의 완화를 이끌고, 건설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 내에서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은 19일 이스라엘 주재 외교관과 그 가족에게 이동 제한을 요청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미 대사관은 이날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서 보복 공격을 했다는 보도에 따라 주의를 기울이기 위해 미국 정부 직원과 그 가족들은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텔아비브, 예루살렘, 베르셰바 지역 외 개인 여행이 제한된다”고 공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에 10억 달러(약 1조3800억원) 이상의 무기를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 보도했다. WSJ는 이날 복수의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7억 달러 규모의 120㎜ 전차 포탄과 5억 달러 규모의 전술 차량, 1억 달러 미만의 120㎜ 박격 포탄 등을 이스라엘에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외신들은 “대 이란 공격을 조절한 이스라엘에 주는 미국의 당근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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