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현규(52) 태안군청 기획감사실 주무관의 별명이다. 그가 나고 자란 태안 곳곳을 누비며 찍은 드론 영상은 내년부터 군청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을 통해 태안을 소개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는 취미인 드론을 날려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고선명(UHD) 홍보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화제가 됐다. 애지중지하는 ‘드로니(애칭)’로부터 주인인 지 주무관의 얘기를 들어봤다.
드론 흠뻑 빠져 ‘재입사’
20㎏ ‘강제 다이어트’
배터리를 충전해 한 번에 실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10분 안팎. 주인님은 배터리를 7개씩 들고 다니는 것도 모자라 업무용 차에 대용량 인버터를 달아 충전을 반복했습니다. 올여름 104㎏였던 주인님 몸무게가 겨울에 84㎏까지 쏙 빠졌다니, 제게 고마워해야 하지 않을까요?
장안사퇴 ‘득템’하다
“배터리 꺼지면 위치를 파악할 수도 없고, 촬영한 자료 다 잃을 뻔했네!”
주인님은 사비를 들여 주말에 배를 타고 나갈 때가 많았습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성과도 있었습니다. 지난 8월 대조기(바닷물이 크게 빠질 때) 때만 나타나는 거대 모래섬 ‘장안 사퇴(砂堆)’ 장관을 찍었거든요. 학암포로부터 3㎞, 낚싯배로 20분을 나가자 바다 한가운데 모습을 드러낸 길이 35㎞, 폭 4㎞, 높이 최대 35m 규모 모래섬…. 산전수전 다 겪은 저도 처음 보는 장관이었습니다. ‘태안의 몰디브’로 불리며 포털 실시간 검색어로도 등장했죠.
“복지부동 제일 싫다”
자랑 하나 할까요. 최근 충남 미디어 영상 공모전에 제가 찍은 ‘하늘에서 본 태안 장안사퇴’를 출품해 수상했습니다. 상금 100만원은 불우이웃에 기부했죠. 10~27일 군청 1층 로비에서 그동안 촬영한 작품 50점, 15분 분량 영상 전시회도 열고 있습니다. “공무원은 수동적이란 말, 복지 부동하다는 편견이 제일 싫다”는 지.현.규. 주무관을 주인님으로 둬서 자랑스럽습니다.
김기환의 나공
[나공]은 “나는 공무원이다”의 준말입니다. 세종시 정부 부처와 공기업을 중심으로 세금 아깝지 않게 뛰는 공무원이 이야기의 주인공입니다. 각 분야에서 묵묵히 일하며 헌신하는 이들의 고충과 애환, 보람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