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반도체 훈풍…외국인, 11일간 6조 순매수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린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5조752억원어치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는 삼성전자 주식을 6조208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미국발 반도체 ‘훈풍’이 외국인 매수세에 불을 댕긴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젠슨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엔비디아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GTC 2024)에서 “삼성전자의 HBM3E를 현재 테스트하고 있으며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이어 1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의 주가가 5% 넘게 급등하며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투자 심리를 끌어 올렸다. 전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마이크론 목표 주가를 122달러(16만5000원)에서 14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삼성전자의 1분기 잠정 실적 발표(5일)를 앞두고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날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삼성전자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72조6636억원, 영업이익 5조1971억원을 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4%, 711.8% 증가한 수준이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수요에 따른 데이터센터와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대한 가격 인상 폭이 확대됐고, 업황 회복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에 자금이 유입됐다”며 “여기에 마이크론 신고가 경신과 HBM 같은 AI 기대감, 낸드 흑자 전환 모멘텀까지 추가됐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 연초대비 32% 상승…목표 주가 상향
실적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가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1조9787억원, 영업이익 1조4750억원을 달성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135.4%,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산업 확장 과정에서 HBM의 높은 수익 기여도가 중기적으로 지속할 것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관련 경쟁력에서 앞서 있는 SK하이닉스의 주도력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