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세균 중에는 독소를 생산하는 종도 있어서 건강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상류 댐에서 맑은 물을 내려보내 성층화 현상을 해소하고 녹조를 씻어내면 수질을 개선할 수 있겠지만,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실행하기 어렵고 효과에 대한 논란도 벌어진다.
하지만 방류하는 방법만 바꾼다면 방류량을 늘리지 않더라도 녹조를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로 진동 흐름(oscillation flow) 또는 진동 방류 방식이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강홍수통제소 연구팀은 지난 4월 국제 저널 '워터(Water)'에 발표한 논문에서 "방류량을 늘리지 않고도 진동 흐름을 이용하면 한강(남한강)에서 녹조를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충주댐에서 하류 강천보까지 구간을 대상으로 녹조가 가장 심했던 지난 2019년 8월 상황을 적용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한강에는 이포보와 여주보, 강천보 등 3개의 보가 설치돼 있고, 강천보가 가장 상류에 있다.
하루 4~8시간만 방류하는 시나리오
진동 흐름을 적용하지 않았을 때는 충주댐에서 24시간 내내 초당 38~62.7㎥의 물을 흘려보내는 것을 적용했다.
4시간만 방류하는 경우는 초당 방류량이 0~376.4㎥, 6시간 방류할 때는 0~250.9㎥, 8시간 방류할 때에는 0~188.2㎥ 범위에서 변화했다.
균일방류나 진동방류 모두 한 달 동안 내보낸 물의 양은 1억3140만㎥로 동일했다.
진동 흐름을 적용해 수질을 예측한 결과, 24시간 일정하게 방류할 경우보다 월평균 남조류 세포 수는 목계 지점(충북 충주시)에서 25~31%, 강천보 상류인 섬강 합류 지점(경기도 여주시)에서 27~29%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팀은 진동 방류를 통해 하류의 유속이 달라진 덕분에 남조류 세포 수가 줄어든 것으로 판단했다.
유속 변동이 심해지면 강물 흐름에 교란이 일어나고, 정체된 물을 좋아하는 남세균의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충주댐 방류 방법을 제외하고는 시뮬레이션의 모든 조건을 일정하게 적용했기 때문에 목계와 섬강 합류지점의 남조류 세포 수의 감소는 충주댐 방류수 영향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한꺼번이 일시적으로 많은 물을 내려보내는 '펄스(pulse) 방류'를 낙동강 등지에서 몇 차례 시도해 녹조 농도를 줄인 효과를 거두기도 했다. 펄스 방류는 추가로 수십만~수백만㎥의 물이 더 필요한 데다 방류 후에는 곧바로 녹조가 재발할 수도 있어 지속적인 진동 방류가 더 낫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보 많은 낙동강은 효과 적을 듯
낙동강은 남한강보다 녹조가 훨씬 심하게 발생해 대책이 더 필요하지만, 물이 가득 찬 8개의 보를 거치면서 진동의 파(波)가 약해지기 때문에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과장은 "대신 하류에서는 남강 등에서 유입되는 물로 보 수준에서 진동 방류를 시도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