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권은 아군 공격의 자유와 적 공격으로부터의 자유를 얻기 위한 전제 조건이다. 우크라이나가 영공을 잃어선 안 되는 이유다.”(퇴역 미국 공군 중장 데이비드 뎁툴라)
한 달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군의 지지부진한 진군 원인으로 우크라이나의 필사적인 제공권(공군력으로 특정 지역의 공중을 지배하는 능력) 사수가 꼽히고 있다. 이런 가운데 2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열세인 우크라이나 공군이 러시아 전투기에 반격하는 비결’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제공권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분투하는 우크라이나 공군의 모습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나보다 경험 많은 동료들 다수가 전사했다”며 “우리가 직접 전투에 나설 것이라 생각한 적이 없었지만, 세상일이 그렇게 되질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상공에선 현대전에선 보기 드문 영화 ‘탑건’ 식의 공대공 대결이 펼쳐지고 있다. 양국 조종사들이 상대방을 감지하면 공대공 미사일을 발사하고 피하는 식이다. 차이가 있다면 러시아의 주력기는 수호이-34나 수호이-35 등 신형 전투기고, 우크라이나는 그에 비해 오래된 수호이-27과 미그(MiG)-29 등을 주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런 전력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은 ‘미끼’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하는 방법은 직접적인 교전보단 아군 방공 시스템이 있는 곳으로 유인하는 것이다. 유리 이나트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은 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영토에서 작전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공중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해왔다”고 말했다. 22일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금까지 99대의 러시아 항공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국민도 자원봉사자 네트워크를 만들어 러시아 항공기를 관찰하고 좌표와 속도를 공유하는 등 우크라이나 공군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NYT는 “개전 한 달이 된 시점에서 가장 큰 이변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공군을 제압하지 못한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공군은 지상의 육군을 보호하고, 러시아가 더 큰 규모의 폭격을 하지 못하게 했다”고 평가했다. 데이브 뎁툴라 미첼 항공우주연구소장(전 미 공군 중장)도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이 뛰어난 기량으로 수적 열세를 극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매일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며 우크라이나 공군의 피해도 누적되고 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전쟁 이전 가용 전투기 수는 약 100대 정도로 평가됐지만, 뎁툴라 소장에 따르면 현재 가용 가능 대수가 약 55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방공 시스템의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그사이 최근 러시아군은 약 300회로 항공기 출격횟수를 늘려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향한 폭격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