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중요해?
● 로켓성장 : 54%, 쿠팡이 강조하는 숫자 '연간 매출 성장률'이다. 국내 온라인 유통업체 평균 매출 증가율(15.7%)을 크게 웃도는 건 맞다. 분기 내 1회 이상 구매한 활성 고객 수도 4분기 1793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00만명(21%) 늘었다. 활성 고객 증가율은 16분기 연속 20%대를 기록했다. 1인당 구매액은 34만원 수준. 김 의장은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5년까지 2900억 달러(약 35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며 “쿠팡은 아직 리테일 시장에서 한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기에, 기회가 많다”고 강조했다.
● 역대 최대 적자 : 매출 20조 돌파에도 마냥 웃기 어려운 건 적자 때문. 지난해 쿠팡 영업적자는 1조 8039억원,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어 역대 최대치다. 2018년 이후 3년만에 다시 1조 원대 적자 기업이 됐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 물류센터 화재(손실 3574억원)이나 코로나19 방역비용(1560억원) 등 요인을 고려해도 급증했다. 이 추세에 반전 계기를 만들지 못하면 주가(3월 2일 종가 25달러)를 끌어올리기 쉽지 않다. 이를 의식한 듯 이날 김범석 의장과 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 등은 수익성 개선 의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총매출에서 제품 구입 원가를 뺀 마진율을 현재 16.9%에서 최대 32%까지 올리겠다는 것. 유료 멤버십 가격 인상(2900원→4900원)도 쿠팡의 기대 요소.
네이버와 경쟁은?
● 쿠팡의 강점은 '규모의 경제'다. 지난해만 42만평(140만㎡) 이상의 물류센터를 추가로 지어 국내 최대인 112만평 규모(370만㎡) 의 물류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김 의장은 “전체 전자상거래 성장 규모에서 쿠팡의 몫이 매 분기 커지고 있다”며 “다른 플레이어는 우리의 전자상거래 인프라 규모나 서비스 속도, 편의성, 가격을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 눈에 띄는 건 쿠팡의 유료멤버십(와우멤버십) 가입자 수다. 지난해 말 900만명까지 늘었다. 2020년 말 475만명에서 2배가량 뛰었다. 유료 멤버십 회원에 무료로 제공되는 쿠팡플레이(OTT)가 주효했다. 지난해 기세를 올린 네이버 플러스멤버십 가입자는 최근 600만명 수준이다. 멤버십을 통해 고객을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한 양사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 일단 시가총액은 쿠팡 445억 달러(53조), 네이버 53조 3980억원으로 엇비슷하다.
쿠팡의 AWS는 어디에
● 쿠팡의 성장 이니셔티브 : 쿠팡은 이날 신사업 부문을 적극 키우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음식배달(쿠팡이츠)·OTT(플레이)·핀테크(쿠팡페이) 등 신사업과 해외투자를 ‘성장 이니셔티브(Growth Initiative)’로 묶어 1분기부터 별도로 실적을 발표한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도 지난해 8500만 달러(1023억원)에서 올해 2억 달러(2400억원)까지 늘릴 예정이다. 아직 수익을 내기 힘든 신사업을 별도로 분리하는 건 기존 쿠팡 전자상거래 사업을 흑자 전환하는 데도 유리한 셈법이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는 운영 2년 만에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주문이 이뤄지는 서비스가 됐다”며 “우리 활성 고객의 70%가 아직 쿠팡이츠를 사용하지 않고 있기에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일본·대만으로 확대한 해외 진출 성과에는 말을 아꼈다. 김 의장은 “한국 시장을 넘어서도 기회가 있다고 믿고 있지만, 아직은 (확장에) 이르다”라며 “진전이 이뤄짐에 따라 적절한 때 구체적 내용을 밝히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