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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국민 멤버십' 노리는 네이버 "가족 4명까지 멤버십 공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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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정원엽 기자.

그래픽=정원엽 기자.

네이버가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with 패밀리'(월 4900원, 연간결제 시 3900원)를 8일 출시한다. 기존 멤버십 가입자 외에 가족과 지인 등 네이버 ID를 가진 3인에게 추가로 네이버쇼핑 이용시 5% 포인트 적립혜택을 주는 게 핵심. 본인포함시 멤버십 계정 1개당 4명이 멤버십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네이버의 멤버십 확장에 숨은 뜻을 살펴봤다.

무슨 일이야?

패밀리 멤버십은 당초 네이버가 "2022년에 선보이겠다"(3월 애널리스트데이)던 서비스. 멤버십 회원 확보를 위해 게획보다 반년 이상 빨리 카드를 꺼냈다.

· 네이버는 지난해 6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을 출시한 후 6개월 만에 가입자 250만명을 모았다. 연내 600만명 확보가 목표. 네이버 측은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패밀리 멤버십 적용 시, 약 1000만 명(현 가입자 250만명의 4배수)이 네이버 멤버십 혜택을 받게 된다. 네이버측 구상대로 연내 600만명 가입자를 확보한다면 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2400만명(600만명X4)이 네이버 멤버십 범주에 든다.
· 네이버로서는 손해볼 일은 크게 없다. 패밀리멤버십으로 사용자가 늘어도 포인트 적립 혜택은 계정 1개당 총 20만원(지금과 동일)으로 제한된다. 디지털 콘텐트(티빙, 네이버웹툰·웹소설, 영화, 음원 등)는 패밀리멤버십에 등록된 가족 중 1명 만(본인 포함) 쓸 수 있다.

이게 왜 중요해?

네이버는 '검색(네이버검색)-쇼핑(네이버쇼핑)-결제(네이버페이)'의 선순환을 노린다.이 순환고리에서 멤버십은 핵심.

· 네이버 로그인 ID를 보유한 사용자는 4000만~4500만명, 네이버페이 사용자는 3000만명이다. 네이버 쇼핑은 지난해 2000만명이 사용했지만, 멤버십 사용자는 지난해말까지 250만 명. 쇼핑 사용자의 12.5%다. 성장 잠재력이 여전하다는 의미.
· 쿠팡은 지난해 활성 고객 수 1485만명 중 멤버십(로켓와우 클럽) 가입자는 475만명, 고객의 32%다. 사용자 중 멤버십 가입자 비중은 네이버보다 쿠팡이 우세하다.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는 일반 이용자보다 구매 빈도가 4배에 이르는 충성 고객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네이버 멤버십 회원의 쇼핑 거래액은 미가입자 대비 5배"에 이를 만큼 1인당 지출액이 크다.
· 네이버는 멤버십 확대로 ① 네이버 쇼핑 충성고객 확대 ② 네이버페이 결제 증가 ③ 온라인판매자(SME) 증가 ④ 콘텐트 사용자 확대 등을 노린다. 교보증권 리서치센터는 "멤버십은 충성고객을 통해 이커머스 플랫폼을 강화하고, 간편결제 등 테크핀 사용자 증가와 데이터 확보로 이어진다"며 "광고, 금융, 장기적으로는 네이버의 지적 재산권(IP) 사업 부분까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했다.
· 라인·야후 합병으로 지난 3월 일본서 출범한 'Z홀딩스'도 비슷한 구조다. 검색·메신저(라인·야후)-쇼핑(야후쇼핑·조조타운)-결제(라인페이·페이페이)를 갖춰가는 중.

네이버 vs 쿠팡 멤버십 비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네이버 vs 쿠팡 멤버십 비교.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쿠팡 견제구?

네이버와 쿠팡의 커머스 거래액은 2016년 이후 5년간 연평균 각각 55.4%, 54.4%씩 성장했다. 시장점유율은 네이버(17.4%)가 1위, 쿠팡(13.1%)이 2위.

· 쿠팡은 2018년 6월 로켓와우 클럽을 선보인 후 월 2900원에 무료배송, 무료반품, 당일·새벽 배송 등을 제공해 가입자 480만명을 끌어 모았다.
· 지난해 말부터는 로켓와우 회원들에게 계정 1개당 최대 5명까지 무료 OTT 쿠팡플레이를 제공 중이다. 시장의 관심은 쿠팡와우가 로켓와우 멤버 묶어두기를 넘어, 신규 가입자 유입까지 끌어냈는지에 쏠려있다. SK증권 미래산업분석팀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로켓와우 클럽 가입자를 최대 1000만명으로 추산했다.
· 전문가들은 현재 네이버와 쿠팡의 대결을 '구독경제'를 둘러싼 주도권 다툼으로 보고 있다. 이커머스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쿠팡 모두 멤버십 가격 경쟁을 불사하며 치열하게 경쟁하는 중"이라고 진단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내 이커머스는 아직 성장기지만 곧 성숙기로 접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이 고착화되기 전에 멤버십으로 충성 회원을 확보하고, 구독경제로 나가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의 다음 카드는?

'제휴'를 통한 외연 확대다. 쿠팡이 배송 특화로 소비자를 사로잡았다면, 네이버는 다양한 사업 영역과 동맹군을 기반으로 제휴 혜택을 넓혀 승부를 보겠단 전략.

· 네이버는 올해 3월 네이버 멤버십에 티빙 OTT 무료보기를 추가했다. 하반기엔 현대카드와 손잡고 멤버십 특화 신용카드도 내놓는다.
· 신세계·대한항공과도 멤버십 제휴를 모색하고 있다.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네이버페이 포인트로 전환하거나, 이마트의 신선식품, 신세계의 명품 쇼핑 시 혜택을 부여할 가능성이 있다.
· 이윤숙 포레스트 CIC(네이버 쇼핑 담당 사내독립기업) 대표는 지난 3월 애널리스트데이 행사에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로레알, 아모레퍼시픽과 협력하거나 신세계, 이마트, 항공사, 여행사 등의 기존 멤버십과 결합하면 국내에 전혀 없던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2월 1일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양사 협약식에서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지난 2월 1일 용산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양사 협약식에서 참석해 기념촬영하고 있다. [현대카드 제공]

더 알면 좋은 것  

· 이달 7일 거래액 기준 국내 이커머스 3위 이베이코리아의 매각 본입찰이 예정돼 있다. 업계에선 네이버가 신세계 이마트와 연합전선을 구축할 가능성을 주시한다. 롯데쇼핑, SK텔레콤(11번가) 등도 이베이코리아 인수 후보군이다.

정원엽 기자 jung.wonyeo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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