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마크롱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해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다. 지난 5일 프랑스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와 인터뷰에서 “유럽의 안보와 주권은 타협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러시아가 자국의 안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합법적”이라며 “러시아의 목적은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유럽연합(EU)이 명확한 규칙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튿날인 8일엔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날 계획이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은 “마크롱 대통령이 협상에 성공한다면 영웅이 되겠지만, 실패한다면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며 “이미 프랑스 현지에선 2008년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 당시 평화안을 이끈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마크롱을 비교하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숄츠 총리는 미국으로 떠나기 전 인터뷰에서 “리투아니아에서 나토군 작전 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독일은 발트 3국중 한 곳인 리투아니아에 500명의 병사가 주둔해 나토 군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노르트 스트림 2 가스관에 대한 제재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숄츠 총리는 오는 15일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 위기에 대한 독일식 해법을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에 직접적인 무기지원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이 여전한 데다, 같은 사회민주당(SPD) 소속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총리가 지난주 러시아의 에너지 회사 가스프롬 이사회에 참가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숄츠 총리는 정치적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대러 전선에선 다른 유럽 국가로부터 ‘믿을 수 없는 동맹’이라는 의심을 받았고, 국내에선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총리’라는 비판을 받는 중이다.
울리히 스펙 독일 마셜펀드 선임연구원은 “숄츠는 국제정세에 경험이 전무한 총리인데 갑자기 최악의 글로벌 위기에 휘말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때 ‘푸틴 잡는 무티’(Muttiㆍ엄마)로 불렸던 앙겔라 메르켈 총리와 대조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는 “전임 총리들은 숄츠와 다르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