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식혜
식혜 만들기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엿기름은 보통 질금가루로도 불리기도 하는데, 보리에 싹을 틔워 건조한 뒤 빻은 가루에요. 아마도 식혜 만들기의 가장 고된 과정은 이 엿기름을 고운 천이나 망에 담아 일일이 물에 비벼서 빨래하듯이 짜내는 과정일 거예요. 이 과정이 힘들고 번거로워 식혜 만들기를 망설인다면, 엿기름 티백을 사용해 보세요.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저도 그 방법으로 시간을 대략 단축할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집에서 만들어 먹는 식혜의 장점은 원하는 당도로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고 밥알도 많거나 적게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저는 설탕을 사용했지만, 올리고당이나 알룰로스 등 원하는 대체 감미료를 선택해도 좋아요. 식혜를 만들고 나서 뜨거울 때 한 잔 마셔보면 너무 단 것이 아닌가 하고 느껴질 수 있어요. 이는 차갑게 식혜가 식으면 처음보다 단맛이 덜 나게 되니, 그 부분을 고려해서 설탕량을 조절해 주세요.
이제 엿기름 티백·설탕·밥 이 세 가지 재료만 준비된다면 이미 완성된 거나 다름없어요. 나머진 보온 버튼만 누르면 전기밥솥이 알아서 식혜를 발효해 주니까요. 손님 대접용으로 밥알이 동동 뜬 식혜를 내어내고 싶다면, 보온을 마친 식혜 아래에 가라앉은 밥알을 소량 활용하면 돼요. 이 밥을 거름망으로 따로 건져내어 물에 씻어 놓은 뒤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보관 해 둬요. 손님상에 올리기 전 티스푼으로 한 두 스푼씩 넣어주면 밥알이 동동 올라올 거에요.
Today`s Recipe 신혜원의 식혜
취향에 따라 식혜를 마지막으로 끓이는 과정에서 생강을 편으로 썰거나 계피를 통으로 넣으면 좀 더 개운한 맛을 느낄 수 있고 마무리로 대추나 잣을 고명으로 얹어 드셔도 좋아요. 여기에 먹을 만큼만 용기에 담아 냉동실에 2시간 정도 미리 넣어 두면 살얼음이 살짝 낀 식혜가 준비돼요.
재료준비
만드는 법
1. 밥은 평소보다 물양을 적게 잡아 고두밥으로 지어 놓는다.
2. 전기밥솥에 엿기름 티백과 물, 공깃밥, 설탕 2큰술을 넣어 보온 모드로 4~5시간 정도 밥알을 삭혀준다. 이때 밥알은 주걱으로 살살 저어가며 한알씩 풀어 흩어준다.
3. 중간에 뚜껑을 열어 밥알이 10~20개 정도 떠오르면 보온을 멈추고 엿기름 티백을 건져낸다. 너무 오래 발효시키면 식혜가 지나치게 삭아 쉰 맛이 날 수 있으니 주의한다.
4. 큰 냄비에 발효를 마친 식혜와 남은 설탕 6큰술을 넣어 센 불에 올린다. 이때 설탕은 한 번에 넣지 말고 원하는 당도에 맞춰 가감한다.
5. 식혜가 끓기 시작하면 중약불로 줄여 10분 정도 더 끓여준다. 맑고 텁텁하지 않은 식혜가 완성되도록 중간마다 떠오르는 거품은 국자로 걷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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