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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킹] 살 꽉 찬 대게, 가성비까지 생각한다면 지금을 노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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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어기가 끝난 11월 포항은 대게맞이로 분주하다.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금어기가 끝난 11월 포항은 대게맞이로 분주하다.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바람이 매서워지기 시작하는 11월이면 포항은 일 년 중 가장 바빠진다. 금어기가 풀린 항구엔 대게잡이에 나섰다 돌아오는 배들로, 어장은 과메기를 말리느라, 인근 물류센터는 전국으로 대게와 과메기를 보내느라 분주하기 때문이다. 지난 4일 찾은 구룡포읍 석병리에 위치한 대한민국농수산 물류센터는 대게 포장작업이 한창이었다.

매일 새벽 물류센터에 대게가 입고된다. 대한민국농수산의 공대형 상품기획 팀장은 “대게는 깊은 바다에서 살기 때문에 배가 멀리 나가는 날은 독도 인근까지 나가 망을 펼쳤다 끌어올린다”고 설명했다. 수족관 가득 대게가 차면 오전 내 크기와 수율, 무게에 따른 선별·분류작업이 이뤄지고, 오후엔 포장 작업이 이어진다. 아이스박스에 살아있는 대게와, 이를 싱싱하게 보내기 위해 얼음을 채우는 빙장 포장을 한 후 테이프를 꼼꼼하게 두른다. 직원들의 손길이 바빠지면 센터 한쪽엔 금세 전국으로 나갈 박스들이 가득 쌓인다. 이날 하루, 3톤의 대게가 전국으로 향했다.

대게라고 하면 흔히 큰(大)게를 떠올리는데, 이는 오해다. 몸통에서 뻗어 나간 다리가 대나무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어종 보호를 위해 5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금어기다. 이 때문에 금어기가 풀리는 11월이 시작되면, 달큰하고 부드러운 대게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의 주문이 쏟아지기 시작한다. 금어기 동안, 대게는 껍데기를 벗어(탈피) 성장한다. 탈피한 직후엔 대게는 성장은 끝났지만 갑각이 물렁물렁해 살이 빠지기 쉽다.

대게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얼음을 채워 보내는 것이 좋다.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대게는 살아있는 상태에서 얼음을 채워 보내는 것이 좋다.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대게를 주문할 때마다 고민되는 게 있다. 바로 크기다. 대게는 보통 몸통의 세로 사이즈로 크기를 나눈다.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살이 꽉 찬 정도를 뜻하는 살수율이다. 살수율이 80% 이상인 것을 추천하는데 배나 다리를 눌렀을 때 속이 비어있지 않고 단단하게 차 있는 것이 좋다. 박달대게는 대게 중에서 크기가 크고 살이 꽉 찬 최상품을 부르는 말로, 단단하고 속이 꽉 차 물에 가라앉는 박달나무에 빗댄 호칭이다.

그럼 대게가 가장 맛있는 때는 언제일까. 전문가들은 12월부터 1월까지를 꼽는다. 공대형 팀장은 “12월과 1월엔 탈피 직후의 게가 없어, 게의 퀄리티가 균일하지만, 가성비를 따지는 대게 고수들에겐 먹는 시기가 따로 있다”며 “11월 말부터 12월 초”라고 귀띔했다. 연말과 연초엔 대게살이 더 꽉 차는데, 여기에 시기적 특수성까지 더해져 찾는 사람이 늘어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대게가 남았다면, 찐 상태로 지퍼백에 담아 냉동 보관한다. 생물 그대로 냉동 보관하면 살이 흘러내려, 먹으려고 꺼냈을 때 살이 빠져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Today`s Tip 대한민국농수산 공대형 팀장의 대게 즐기기

대게찜 

대게는 물이 끓은 후에 배가 위로 보이도록 쌓고 뚜껑을 덮어 찐다. 중앙포토.

대게는 물이 끓은 후에 배가 위로 보이도록 쌓고 뚜껑을 덮어 찐다. 중앙포토.

살아있는 대게를 받았다면, 입 부분을 젓가락으로 찌르고 꾹 눌러 바닷물을 빼준다. 또한 대게를 찔 때는 찜기 하단에 물을 넣고 물이 팔팔 끓은 다음에 대게를 넣는데 이때 배가 위로 보이도록 쌓고 뚜껑을 닫는다. 물이 끓기 전에 대게를 넣으면 살과 내장이 흘러내릴 수 있다. 가정용 가스레인지로는 25~30분 정도 찐다. 이때 불은 센 불이 좋다. 약한 불에 찌면 덜 쪄져서 내장이 흘러내려 검게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 찐 후엔 불을 끄고 10분 정도 뜸을 들이는데, 이때까지 뚜껑을 열지 않아야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대게라면  

바닷가 앞에서 맛보는 대게라면은, 일품 요리 부럽지 않은 맛이다.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바닷가 앞에서 맛보는 대게라면은, 일품 요리 부럽지 않은 맛이다. 사진 대한민국농수산.

라면은 바닷가 현지에서도 즐겨 먹는 주식이자 간식이다. 인심 좋게 대게 한 마리를 넣어 끓인다. 그야말로 일품요리가 부럽지 않다. 끓이기도 간편하다. 끓는 물에 라면과 함께, 작은 사이즈의 대게를 통째로 넣어서 끓이면 완성이다. 다만 이때 주의할 점이 있다. 대게는 삶은 대게, 즉 자숙 대게를 넣어야 한다. 생물 대게를 그대로 끓는 물에 넣으면 시간도 오래 걸리는 데다 환경 변화에 민감한 대게의 살과 내장이 녹아 검게 변하고 비릿한 냄새가 나기 쉽다. 참! 더 맛있게 먹는 팁도 있다. 공대형 팀장은 “다시마나 해초를 함께 넣으면 감칠맛과 풍미가 살아나 더욱 맛있다”고 말했다.

포항=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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