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현의 여기 어디?
tvN 드라마 ‘마인’도 마찬가지다. 국내 굴지의 재벌인 효원그룹 일가의 저택이 주된 배경인데, 이 집안도 스케일이 장난이 아니다. 숲으로 둘러싸인 저택으로 말을 탈 수 있는 평원이 있고, 실내에는 세련된 수영장까지 갖추고 있다. 실제로는 어디서 찍었을까.
“예술과 자연을 사랑한 명예회장이 세계적인 건축가를 시켜서 완성한 이 ‘효원’ 가의 대저택은 큰집은 ‘카덴차’, 작은집은 ‘루바토’라고 불렸습니다”
‘마인’ 1화는 이런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그때 화면에 잡히는 저택 풍경은 강원도 원주 ‘뮤지엄산’의 것이다. 집안의 실세인 첫째 며느리 정서현(김서형)의 거치인 카덴차가 원주 뮤지엄산의 본관이다. 드라마에서 유명 건축가가 지었다는 설정을 갖고 있는데, 실제로도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본관 뒤편의 ‘스톤가든’도 안도 다다오의 작품이다. 흡사 신라 고분을 연상케 돌무덤 가운데 명상관이 있다. 재벌가 며느리들이 개인 요가 레슨 공간으로 쓴 장소가 바로 이곳이다. 햇빛이 서서히 스며들도록 설계돼 있어, 아늑한 분위가 대단하다. 실제 명상 체험을 할 수 있다.
‘마인’에는 말 타는 장면이 유독 많이 나온다. 효원가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취미 생활이다. 실내 승마 장면은 경기도 안산 대부도의 ‘베르아델 승마클럽’에서 촬영했다. 돔 형태의 초대형 원형마장을 갖춘 장소다.
들판에서 말을 타는 장면은 강원도 대관령에 있는 ‘하늘목장’에서 촬영했다. 연출이 아니고 실제로 말을 탈 수 있는 목장이다. 일일 체험도 가능하다. 초보는 저지대의 평지에서 체험 승마를 하고, 숙련된 베테탕은 드라마에서처럼 해발 1000m 이상의 비탈진 초원을 따라 달릴 수 있다. 일일 승마 체험 1만원.
강원도 홍천의 럭셔리 리조트 ‘세이지우드’도 자주 등장하는데, 곳곳에서 ‘돈의 맛’을 제대로 풍긴다. 첫 회에서 개인 교사 강자경(옥자연)을 면접을 본 카덴차의 응접실이 바로 세이지우드의 ‘라이브러리’ 공간이다. 방문객을 위한 쉼터 같은 곳인데,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고가의 의자와 테이블에 기대어 독서를 즐길 수 있다. 이곳 테라스에서 골프 거장 잭 니클라우스가 설계한 거대한 골프장과 야외 수영장이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둘째 며느리 서희수(이보영)의 집 루바토에 딸린 수영장이 세이지우드 2층에 있는 실내 수영장이다. 세이지우드는 코로나 이후 특수를 누린 대표적인 럭셔리 리조트다. 전체 객실이 28개밖에 안 돼, 주말에도 붐비는 일이 없다. 하룻밤 방값은 100~500만원. 이것도 없어서 못판다. 효원 가의 저택으로 들어가는 입구 장면은 경기도 가평의 ‘아난티 코드’ 골프클럽에서 촬영했다. 높고 육중한 돌담이 인상적인 공간이다.
원주‧홍천=글‧영상 백종현 기자 baek.jonghy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