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이 벌이는 저항도 99일째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외국어 사용에 능통한 젊은 세대는 실시간으로 현지 상황을 해외에 알렸다. 군부가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아도 우회하는 방법을 찾아내 기자에게 접촉하기도 했다.
양곤 시민 친 먀 먀(가명)는 중앙일보에 "시민들은 무기가 없고, 군부는 잔혹하다. 초기부터 유엔(UN)이 개입해달라고 목이 터져라 외치고 있는데 아직도 유엔은 가만히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일부 시민과 소수민족 무장 군인은 사제 무기를 만들어 저항하고 나섰다.
그간 기자에게 현지 상황을 전해준 외무부 출신 양곤 시민은 "이번에 민주화를 얻지 못하면, 미얀마의 민주화는 끝이라고 생각해 죽을 각오도 했다.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잔혹한 진압과 유혈 충돌로 점철된 '미얀마의 봄'은 언제쯤 올까. 지난 100일의 기록을 타임라인으로 정리했다.
2021.02.01
민 아웅 흘라잉 육군 최고사령관, 쿠데타 일으켜
2021.02.09
스무살 생일 앞둔 소녀, 군부 첫 총격 희생자 돼
2021.02.26
주 유엔(UN) 미얀마 대사 초 모 툰, 세 손가락 경례
2021.02.28
피의 일요일…유혈 진압에 19명 이상 사망
2021.03.03
'피의 수요일' 38명 사망…19세 태권 소녀 저항 상징으로
2021.03.08
미얀마 수녀 시위대 살리려 무릎 꿇어…2명 피격 사망
2021.03.27
시위자 산채로 불태운 '피의 토요일'…누적 사망 450명
이날 미얀마에서는 시민이 산 채로 불 타는 폐타이어에 던져지는 등 잔혹하게 목숨을 잃는 일이 일어났다.
2021.03.27
유엔 인권특별보고관 "규탄의 말들은 공허할 뿐"
톰 앤드루스 유엔 미얀마 인권특별보관은 27일 현지 상황을 전하면서 “규탄과 우려의 말들은 솔직히 미얀마 국민에게는 공허할 뿐”이라며 “긴급 국제 정상회담을 열고, 원유와 가스 등 수입원을 군부에서 차단해야 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2021.03.31
"피바다 임박" 보고에도 유엔 안보리 성과 없이 끝나
미얀마 사태를 논의하는 유엔(UN) 안전보자이사회(안보리) 회의가 열렸다. 이날 크리스티네 슈라너 부르게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비공개 화상회의에서 “미얀마 군부의 잔혹 행위가 심각하고 소수민족 무장단체가 반발하고 있어 전례 없는 규모로 내전이 벌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피바다가 임박했다”고 경고했다.
그는 유엔의 개입을 호소했지만 이날 안보리 회의는 즉각적인 합의를 내놓지 않은 채 막을 내렸다. CNN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에 대해 방어적인 중국이 이번에도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만장일치로 합의를 해야 R2P를 발동해 유엔군을 파병할 수 있다.
그는 유엔의 개입을 호소했지만 이날 안보리 회의는 즉각적인 합의를 내놓지 않은 채 막을 내렸다. CNN에 따르면 미얀마 군부에 대해 방어적인 중국이 이번에도 기존 입장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이 만장일치로 합의를 해야 R2P를 발동해 유엔군을 파병할 수 있다.
2021.04.10
軍 박격포 사용 의혹…바고 지역서만 82명 이상 사망
미얀마 바고 지역에서 군부의 진압으로 하루 동안 82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왔다. 단일 지역에서 가장 많이 사망한 경우로, 거의 모든 집이 초상을 치렀으며 군부가 시신을 산처럼 쌓아 놓은 탓에 시신을 찾는 것조차 어려웠다고 현지인들은 주장했다.
2021.04.12
"700명밖에 안 죽었다, 천천히 해라" 중국·UN 향해 커지는 미얀마인 분노
R2P는 집단학살, 인종청소 등의 반인도적 범죄가 발생할 때 주권국가가 이를 막지 못하거나 인권유린을 자행하는 당사자일 경우 국제사회가 개입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미얀마 시위대는 두달째 '미얀마 사태에 R2P를 적용해야 한다'고 외쳤지만 유엔은 규탄의 목소리를 내는 것 이상의 행동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2021.05.07
내전 치닫는 미얀마, 무장 시민군이 군·경 수십명 사살
사가잉 지역에서 발생한 시민군과 군·경의 교전에서 시민군이 군·경 병력을 16명 이상 사살했다. 같은 날 카친주에서는 카친독립군(KIA)과 충돌을 빚은 군경 병력 30명 이상이 사망하고 80명 이상이 중상을 입었다. 시민군과 KIA 측의 피해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2021.05.09
미얀마 임정 ASEAN에 "군정과 협상 안한다"
민주화 세력 임시정부 격인 국가통합정부(NUG)는 군부와 대화를 권유하는 아세안(ASEAN) 측 요청에 대해 "군사 정권과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8일 아세안 위원장과 사무총장은 미얀마를 방문해 군정과 임정 관계자들을 만나고 사태의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2021.05.10
"저항은 심장에" 미얀마 저항 시인, 장기 사라진 채 사망
켓 띠의 사망을 포함해 10일 현재까지 군부의 진압으로 인한 사망자는 780명, 체포 1540명으로 집계된다.(정치범지원협회·AAPP)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