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매 열풍
TV,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도 입주민과 신혼부부들을 상대로 한 공동구매가 가장 활발한 품목이다. 서울 강남의 한 대기업 전자업체 전문숍을 운영하는 이모씨는 “인터넷 포털의 한 웨딩 카페와 계약을 맺고 공구 이벤트를 연중 내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는 “웨딩 시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하다 보니 인터넷 카페와 협력하지 않으면 고객 유치가 쉽지 않다”며 “하지만 고가의 제품일수록 여러 품목을 묶어 공동구매 형식으로 구매하는 것이 온라인보다 가격에서 소비자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공동구매 방식이 소비자와 판매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주는 통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업주 입장에서 항상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얘기도 들린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 가구거리에서 만난 점주 A씨는 “인근 신규 입주 아파트와 가구업체들을 연결해주는 중간 협력사를 끼지 않으면 공동구매 진행이 불가능한 방식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참여한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협력사가 주최한 박람회 참가비가 이틀에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한달 월세에 해당하는 큰 비용이다. 또 다른 점주도 “공동구매 제안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참여한다”며 “매장 입장에서는 워크인 손님이 별로 없으니 이문이 별로 남지 않더라도 공구에 참여해야 그나마 대량 계약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
고성표 기자, 오유진 인턴기자 muzes@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