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태 한양대 경영대학 명예교수가 쓴 이 책은 차석용 부회장이 LG생활건강을 재건하고 성장시킨 전략을 담았다. 차 부회장이 직접 밝힌 경영철학과, 임직원의 목소리를 담아 저성장 시대를 이기는 전략을 설명하는 내용이다.
[기업딥톡37]CEO 추천 책과 영화②
다른 회사의 사례를 배우자는 뜻으로 책을 추천한 CEO는 또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달 7일 본인 인스타그램에 “추석 연휴 때 읽을 도서 구입”이라며 책 3권 사진을 올렸다. 직원들은 사실상 추천 도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몽규 HDC 회장은 지난 여름 휴가철 추천 도서로 4권을 추천했다. 그 중 다른 기업 사례가 담긴 책은 『디즈니만이 하는 것』(로버트 아이거)이다.
이 책엔 디즈니가 왜 픽사ㆍ마블ㆍ루카스필름ㆍ21세기폭스 등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추진했는지 그 속사정이 담겨 있다. 이를 두고 경영계에선 “아시아나 인수가 틀어진 HDC현대산업개발이 전략을 재정비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았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7월 아마존의 경영 전략을 소개한 책『포에버 데이 원(FOREVER DAY 1)』에 추천사를 썼다. 이 역시 임직원들에겐 CEO의 추천 도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다른 회사 모범 사례에 대한 책을 추천하는 CEO의 메시지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이춘우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는 “업종이 다른 회사라고 해도 모범 사례를 연구하다보면 기본기 측면에서 공통적으로 배울 게 분명히 있다”며 “기업의 기본 소양을 재확인하고 이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타사 사례를 담은 책을 추천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윤남수 세종사이버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기업 환경의 불확실성 때문에 다른 업종의 성공사례를 계속 공부하며 사업 다각화에 대한 고민을 한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분석했다. 윤 교수는 “그런 책을 사내에 추천했다는 건 같은 고민을 함께 하고 싶다는 메시지”라며 “기획실ㆍ미래전략실 등 특정 부서만을 싱크탱크로 삼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전사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듣고 싶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